한동훈 "인사는 ‘변화’와 ‘민심’ 받들어서 할 것" …종결점 치닫는 친윤-친한 갈등

입력 2024-08-01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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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점식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이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뉴시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서병수 사무총장을 통해 ‘친윤’(친윤석열) 정점식 정책위의장의 사의 표명을 요구하고 있지만 정 의장은 무응답으로 일관하는 등 버티기에 들어갔다.

1일 정 의장은 한 대표가 주재한 최고위원회의에 정상적으로 참석했지만 “발언하지 않겠다”며 불편한 심경을 간접적으로 표출했다. 그는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특별히 정책에 관해 말씀드릴 게 없어서 발언을 안 했다”고 설명했다.

서범수 사무총장은 전날(7월 31일) 정 의장을 포함해 임명직 당직자들의 일괄사퇴를 요구한 바 있다. 이에 응해 홍영림 여의도연구원장, 서지영 전략기획부총장, 김종혁 조직부총장, 김수민 홍보본부장은 당 사무처에 사의를 밝혔다.

하지만 정 의장은 이틀째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그는 이날 본인이 사퇴 요구를 받은 것과 관련해 “답변드리지 않겠다”고 말을 아꼈고, ‘거절 의사인가’라는 기자들의 질문에도 입을 닫았다.

지도부는 이날도 정 의장의 거취 정리를 압박했다. 서 사무총장은 기자들과 만나 “(정 정책위의장으로부터) 아직 소식을 들은 것은 없다”면서도 “(기다림이) 오래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또 “(현 상황을) 계속해서 질질 끌고 갈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박정하 비서실장도 “(전당대회 이후) 제법 시간이 지났고, 국민께 어떻게든 새 출발과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데 그걸 못 보여줘서 조금 죄송하고 안타깝다”고 했다.

정 의장 교체 문제가 친한(친한동훈)-친윤계 간 세력 대결로 비화하면서 당 안팎에선 내홍의 불씨로 작용하는 게 아니냔 우려도 나온다.

조정훈 당 총선백서특위 위원장은 이날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한 대표가 덧셈 정치를 하고 싶다고 했는데 정 의장에 대한 사퇴 압박은 뺄셈 정치로 보일 가능성이 너무 크다”고 주장했다.

조 위원장은 “저 같으면 정 의장에게 소위 친한과 친윤을 연결하는 가교역할을 해달라고 부탁했을 것”이라며 “정 의장이 그러기로 수락을 하고 정책위의장을 계속한다면 탕평책이라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친윤계로 분류되는 권성동 의원도 전날 한 유튜브 프로그램에 출연해 “(정책위의장) 교체론, 유임론 모두 다 일부의 일리는 있다고 생각한다”며 “(다만) 한 대표가 직접 당사자를 만나서 설득했어야 한다”고 했다.

반면 전당대회 시기 한동훈 당 대표 후보 캠프에서 활동한 정광재 전 대변인은 “63%의 당심과 민심이 (한 대표를) 선택해 준 것”이라며 “변화는 어디에서 처음 보여질 수 있느냐. 그건 당직 개편이나 인사”라고 했다. 그러면서 “관행적으로 정책위의장 등 임명직 당직자들은 다 사퇴해 왔는데 사퇴하지 않는 모습으로 보여지고, 또 만일 교체하지 않는다면 우리 당이 원하는 변화를 외면하는 쪽으로 비춰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 대표는 거듭 교체 의지를 피력하고 있다. 그는 이날 아침 출근길에서도 “인사는 제가 우리 당의 ‘변화’와 ‘민심’을 받들어서 차분히 잘 진행하겠다”고 강조했다. 조만간 정책위의장을 포함해 주요 당직자 교체 수순을 밟겠다는 의지로 읽히는 발언이다.

정 의장 후임으로는 수도권 기반의 3선 의원들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서 사무총장이 PK(부산·울산·경남)에 기반을 두고 있는 만큼, 나머지 지역 안배가 필요하단 목소리가 나온다. 김성원(경기 동두천시·양주시·연천군)·송석준(경기 이천시) 의원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한 대표가 국민의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 확대·재편을 강조하면서 차기 여의도연구원장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여연 개혁이란 중책을 맡아야 하는 만큼 재선 이상의 전현직 의원이 맡을 거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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