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제일은행 1000억 규모 선정산대출 의혹에...셀러들 울분 토로(현장)[티메프發 쇼크]

입력 2024-08-01 14:18수정 2024-08-01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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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왕진·신장식 의원 주최 ‘티몬월드 미정산 피해자 간담회’서 셀러들 은행 측 문제 지적

▲1일 서울 시내 한 상가밀집 지역에서 열린 '티몬월드 미정산 사태 관련 디지털가전 피해업체 간담회'에 참석한 이길호 SC제일은행 상품전략부 이사와 이호경 중소기업금융 상무. 이길호 SC제일은행 이사가 피해자들 질문과 성토에 대해 답변하고 있다. (사진=배근미 기자 athena3507@)

티몬ㆍ위메프(티메프) 정산금 미지급에 따른 입점업체 판매자(셀러)들의 피해가 확산하는 가운데 SC제일은행이 '선정산대출'을 방만하게 취급하면서 피해 규모를 확산시켰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은행 측이 산출한 선정산대출 금액은 약 1000억 원 수준인데, 티메프 등이 일찌감치 자본잠식 상황이었음에도 계속 선정산대출을 취급해 문제를 키웠다는 게 셀러들 지적이다.

서왕진·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이 1일 오전 서울 시내 한 상가밀집 지역에서 개최한 '티몬월드 미정산 사태 디지털가전 피해업체 현장간담회'에는 800~900억 원의 미정산 피해를 입었다는 셀러 대표 20여 명과 티몬 및 티몬월드 관계자, SC제일은행 임원들이 다수 참석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셀러들은 티몬의 글로벌 쇼핑 플랫폼 티몬월드에서 사업을 영위해왔다. 티몬월드는 현재 '티몬 비즈 마켓'으로 상호를 변경했으나 티몬과 사업자등록번호가 같고 대표이사도 류광진 대표로 같다.

이날 셀러들은 티몬월드 입점업체를 상대로 한 SC제일은행의 선정산대출 상품에 문제가 많았다고 입을 모았다. 선정산대출은 셀러에게 대금을 선지급하고 정산일에 플랫폼이 정산하면 대출금을 상환하는 운전자금대출 상품이다. 티몬월드의 선정산대출은 SC제일은행만이 취급해왔다.

SC제일은행은 티몬월드에 입점한 판매자들을 대상으로 선정산 대출 한도를 월평균 매출액의 1.5~3배까지 늘리면서 논란이 됐다. 이날 간담회에서 한 셀러는 "SC제일은행이 선정산대출 한도를 높이면서 인해 이번 사태에 따른 피해 규모가 더욱 커졌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셀러는 "올해 3~4월 티몬 측이 티몬월드로 비즈니스 변경을 권유하는 과정에서 선정산대출 규모를 키웠다"고 비판했다. 신용도가 좋은 건실한 유통업체들이 티몬월드로 사업 변경 권고의 주타깃이 됐다는 후문이다. 한 셀러는 "티몬과 은행 사이에 건실한 업체 명단을 가리키는 '화이트리스트'가 공유됐다는 이야기도 들었다"고 울분을 토했다. 이에 대해 SC제일은행 측은 "화이트리스트 의혹 제기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현재 은행도 다각도로 자금 지원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반박했다.

티몬이 이미 수년 전부터 자본잠식 상태였음에도 SC제일은행이 선정산대출을 취급하는 과정에서 다른 제동장치도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날 신장식 의원이 대출산정과 관련해 플랫폼 재무구조를 확인하지 않았냐고 묻자, SC제일은행 측은 "티몬월드 재무 현황에 대해서 특별하게 평가하지는 않았다"고 답했다.

이길호 SC제일은행 상품전략부 이사는 "(저희가 취급한) 선정산대출 규모는 1000억 원가량 되는 것으로 안다"면서 "이는 5월분뿐 아니라 다가올 9월까지 모두 추산한 금액으로, 대략 100여 곳이 선정산대출을 받았다"고 밝혔다.

한편 금융당국은 이미 SC제일은행을 상대로 조사에 착수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 30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현안질의에서 "SC제일은행의 영업정책을 점검 중"이라며 "선정산대출 관련 현황은 파악했고 추가적인 내용은 점검 중"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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