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원 “통화정책 피벗 고려할 때 환율·주택가격 가장 우려”

입력 2024-07-30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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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이달 11일 통화정책방향 금통위 의사록 공개
금통위, 주택가격 상승에 관심…“수출 유입 자금, 부동산 시장에 흘러갔는지 분석해야”
한은 “서울 집값 상승, 주변 지역으로 전이될 수도…상황 면밀히 살펴”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4. 07. 11 사진공동취재단 (이투데이DB)
이달에 열렸던 통화정책방향을 결정하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에서 부동산 시장에 대한 관심이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이 30일 공개한 ‘2024년도 제13차 금융통화위원회(정기) 의사록’을 보면 한 금통위원은 “통화정책 피벗 시점을 고려할 때 가장 우려되는 부문은 환율과 주택가격”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최근 수도권 부동산가격이 상승하는 반면 비수도권 부동산시장은 안정을 보인다는 점을 감안해 대기 수요가 높은 특정 지역에 집중해 부동산시장 동향을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제13차 금통위는 이달 11일에 열렸다. 당시 회의에서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연 3.50%로 동결했다. 향후 3개월 이내에 대한 포워드 가이던스에서는 2명이 인하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밝혔다. 기존에 금통위원 1명만 인하 가능성을 언급했었는데 이번 회의에서 2명으로 늘어난 것이다.

또 다른 위원은 주택가격을 자극하는 배경에 대해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해당 위원은 “현재와 같이 내수가 부진하고 수출이 주도하는 경제성장이 지속된다면 수출 증가로 유입된 자금이 설비투자, 민간소비와 직접적으로 연결되지 않고 부동산시장으로 흘러가면서 주택가격에 상당한 압박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최근의 경상수지 흑자폭 확대가 주택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는지에 대해 과거 주택가격과 세계경기 간의 관계 등의 자료를 이용하여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며 “통화정책과 거시건전성정책의 공조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므로 정책당국 간 소통 채널 등을 통해 당행의 입장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

또 다른 위원은 “주택가격 상승이 전국으로 확산되지 않고 서울 등 일부 지역의 아파트가격만 오르는 경우에라도 거시경제 및 금융안정 측면의 우려가 없는지에 대해서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위원 역시 “기준금리 인하 기대, 주택공급 부족 전망 등의 다양한 요인이 영향을 미치면서 수도권 부동산가격이 상승하고 주택거래량이 늘어나고 있다”며 “비수도권 부동산시장이 여전히 부진하지만 가격 수준이 높은 서울 등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이 전체 주택가격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견해를 밝혔다 .

이에 한은 내 관련 부서는 “서울 집값 상승이 주변 지역으로 전이될 수 있는 만큼 주택시장 상황을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며 “금융안정 측면에서 가계부채 상황도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환율 수준에 대한 의견도 나왔다. 한 금통위원은 “관련 부서가 올해 경상수지 흑자규모가 지난 5월 전망을 크게 상회할 것으로 예상하였는데, 하반기 중 환율은 이러한 대내 요인과 미 대선 결과 등 대외 요인 중 어느 측면에 더 크게 영향받을 것으로 보고 있는지” 질의했다.

이에 관련 부서는 “경상수지 흑자가 지속되면서 환율 상승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점은 시장에 일부 반영된 측면이 있다”며 “대내 리스크 요인이 추가로 부각되지 않는다면 미 연준 통화정책 경로와 대선결과 등 대외 요인이 환율에 보다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위원은 “기준금리 인하를 위해서는 두 가지 점이 전제돼야 한다. 첫째는 외환시장의 안정이다. 글로벌 달러 강세로 인해 대부분 통화가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상당한 경상수지 흑자에도 불구하고 환율이 1300원대 후반에 머무르는 것은 경계할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둘째는 구조조정 및 부동산 가격 안정이다. 금리 인하가 경제의 구조조정 노력을 되돌리거나 일부 지역의 부동산 가격 상승을 촉발하는 계기가 되서는 안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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