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메프發 쇼크] 포괄적 금지명령에 PG사 당혹…"영세 가맹점에 피해 전가 우려"

입력 2024-07-30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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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생 신청 하루 만에 보전 처분·포괄적 금지 명령
티메프 파산시 구상권도 청구 못해…PG사 손실 전액 부담
미정산 사태로 유동성 위기 가능성↑

▲26일 서울 강남구 티몬 신사옥에서 관계자가 정산·환불 지연 사태로 피해를 입은 시민들에게 환불 접수 방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티몬은 이날 오전 5시30분부터 이름과 전화번호, 주문번호 등을 받아 환불 신청을 받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미정산 사태를 촉발한 '티몬·위메프(티메프)'가 29일 전격적으로 법원에 기업회생을 신청한 가운데 전자지급결제대행(PG)·간편결제사의 손실이 현실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법원으로부터 티메프가 회생 가망이 없다고 판단되면 파산으로 이어지게 되는데 PG업체와 간편결제사들이 취소·환불해 준 금액을 결국 손실 처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30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은 이날 티메프가 신청한 보전처분과 포괄적 금지명령을 모두 받아들였다.

보전처분이란 채무자가 회사 자산을 처분해 채권자에게 임의대로 변제할 수 없도록 억제하는 조치다. 포괄적 금지명령은 채권자가 채무자에 대한 강제집행 등을 금지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양사는 채권자에게 정산금을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 신청 인용에 따라 회생이 개시되기 전까지 법원 허가 없이는 자산을 처분하거나 채무를 갚을 수 없고 강제집행도 불가능해졌다.

PG업계에서는 티메프가 파산으로 이르게 될 경우 티메프에 구상권도 청구하지 못해 손실 전액 부담이라는 최악의 상황이 될 것이라고 우려한다. 앞서 티메프와 관련된 11개 PG사는 금융당국 요청에 따라 결제취소 절차에 착수했다. PG사는 피해자 구제를 위해 우선 결제취소를 진행한 후 추후 구상권을 청구해 티메프에 관련 대금을 받아낼 계획이었다.

▲<YONHAP PHOTO-5436> 큐텐 앞 찾은 '티메프' 피해자들 (서울=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티몬·위메프 판매대금 정산 지연 사태가 이어지는 가운데 28일 오후 티몬·위메프의 모회사인 서울 강남구 큐텐 앞에서 피해자들이 회사 측에 빠른 환불과 대책 마련 등을 촉구하며 우산 시위를 하고 있다. 2024.7.28 ondol@yna.co.kr/2024-07-28 18:07:10/<저작권자 ⓒ 1980-2024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연합뉴스)

현재까지 파악된 티메프 미정산 금액은 2100억 원가량으로 알려졌지만, 추후 정산일이 다가오는 거래분까지 포함하면 1조 원을 넘어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PG업계가 떠안을 손실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대략 1000억 원대에 이를 것이라는 추정이다. 특히 PG사들은 미정산을 우려해 지급보증보험에 가입하고 있으나 티메프의 경우 재정 상황이 좋지 않아 애초에 보험 가입조차 안 된 상태다.

PG업계 관계자는 “티메프가 파산으로 가게 되면 정산금이나 환불금이 제대로 지급되지 않게 되고 PG사마저 지급불능 상황에 빠져 피해가 소비자에게 전가될 수 있다”며 “미정산 금액이 계속해서 커지고 있어 카드, 여행업계에 손실 분담을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PG사의 손실 규모가 커지면 유동성 위기에 직면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11곳 PG사 중 1년 내 갚아야 할 유동성 부채가 유동성 자산의 두 배가량 높은 곳이 수두룩하다. 미정산 사태로 인해 일부 PG사는 부담을 감당할 수 없을 것이란 부정적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PG사의 손실이 영세 가맹점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PG사들이 계약을 맺고 하위가맹점으로 서비스를 제공 중인 중소 가맹점은 대략 171만여 곳으로 전체 PG 하위가맹점의 93%가 넘는 비중을 차지한다. 이들 중 연 매출 3억 원 이하의 영세 가맹점은 134만여 곳이다. 티메프 미정산 사태로 취소된 카드결제 대금에 대해 돈을 돌려받지 못하면 PG사의 보유 현금 부족 사태를 야기해 130만 곳이 넘는 영세 가맹점들의 정산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 다른 PG사 관계자는 “PG업체는 티메프에서 받는 결제대행 수수료가 0.02% 수준인 반면 카드사들은 티메프 관련 PG사에서 2% 초반대의 가맹점 수수료를 받고 있다”면서 “온라인 결제 최대 수혜자인 카드사들도 이번 사태에 대해 사회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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