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입점업체 대책 논의
위메프·티몬(티메프) 환불지연 사태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금융당국이 이달 26일에 이어 내일(29일) 주요 은행권을 소집해 또 다시 티메프 피해 해결 대책 회의를 연다. 티메프 판매대금 정산이 미뤄지면서, 선(先)정산 대출을 받은 플랫폼 입점업체들이 원금·이자 상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29일 이커머스 입점업체 선정산 대출을 취급하는 KB국민은행, 신한은행, SC제일은행과 KDB산업은행·IBK기업은행 등 정책은행, 은행연합회 등과 함께 위메프·티몬 피해업체 대책 회의를 개최한다. 앞서 금감원은 26일 15개 은행과 위메프·티몬과 계약을 맺은 KG이니시스·토스페이먼츠·KCP 등 10개 PG사를 업종별로 소집한 바 있다.
금융당국이 26일 회의에서 공개한 선정산 대출 취급 금액은 약 1100억원대, 차주는 360여개 수준으로 알려졌다. 선 정산대출은 플랫폼 입점업체가 판매 증빙(매출채권) 등을 은행에 제시하고 먼저 대출을 받아 부족한 자금난을 해결하다가, 플랫폼으로부터 실제로 판매대금을 받으면 은행에 상환하는 방식이다.
박충현 금감원 부원장보는 이 자리에서 은행들에 “관련 대출에 대한 기한 연장, 상환 유예 등을 통해 협조해달라”며 “이번 사태로 인해 정상적으로 영업중인 소상공인, 개인사업자 등에게 유동성 애로가 발생하지 않도록 유의해달라”고 요청했다.
국민은행에서는 이달 25일 두 플랫폼 관련 선정산 대출의 만기가 도래했고, SC제일은행에서도 이달 중순께부터 관련 선정산 대출의 미정산(미상환) 사례가 확인되기 시작했다.
국민은행은 위메프·티몬과 거래하며 선정산 대출을 받고 만기를 맞은 업체들에 대출금 기한 연장, 원리금 상한 유예, 이자율 인하 등의 맞춤형 프로그램을 적용하기 시작했다. SC제일은행도 만기연장, 장기대출 전환 등 판매자들에 대한 지원책을 검토 중으로 전해졌다. 신한은행은 쿠팡, 위메프 당행의 직접 관련 고객 대상 대출은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다만, 소상공인들이 정산 대금 미지급으로 어려움 발생시 기업재도약프로그램 등을 활용해 지원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처럼 은행권은 이들 선정산 대출 건을 바로 연체 처리하지 않고, 만기를 미뤄주는 등의 방법으로 지원하는 분위기다.
티메프의 모기업 큐텐그룹 전체에 대한 주요 금융그룹의 익스포저(위험 노출액)는 미미한 수준으로 확인됐다. 티몬의 글로벌 발행 교환사채를 대상으로 투자한 펀드(총 규모 1800억 원)에 신한캐피탈이 150억원을 출자한 사례가 5대 금융그룹의 관련 익스포저로서는 거의 유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