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계, 정제마진 급락에 영업익 뚝…‘탈정유’ 속도

입력 2024-07-2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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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쓰오일·HD현대오일뱅크 2분기 영업익 70% 내외 하락
수익성 지표 정제마진 급락 영향…수요 부진에 해상운임 상승 영향
유가 변동성 완화 위한 '탈정유' 전략 속도

▲에쓰오일 울산 공장 전경. (사진제공=에쓰오일)

정유사의 수익성 지표인 정제마진이 급락하며 정유업계의 2분기 실적이 곤두박질쳤다. 업계는 국제유가와 정제마진 변동에 민감한 사업 구조를 재편하기 위해 ‘탈정유’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에쓰오일은 연결 기준 올해 2분기 매출액 9조5708억 원, 영업이익 1606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환율 상승효과로 1분기보다 2.8%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64.62% 급감했다. 특히 정유 부문(-950억 원)의 부진이 뼈아프다.

HD현대오일뱅크도 영업이익 734억 원으로 1분기(3052억 원)보다 76% 감소했다. 아직 2분기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SK이노베이션과 GS칼텍스도 1분기 대비 반 토막 난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통상 2분기와 3분기는 드라이빙 시즌 효과로 계절적 수요가 늘어나는 시기다. 그러나 휘발유 수요가 예상보다 부진하고, 해상 운임 상승으로 인해 유럽으로 향하는 경유 수출 물량이 줄어들면서 아시아 지역의 정제마진이 약세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정제마진은 석유 제품 가격에서 원료인 원유 가격과 운송비 등을 뺀 값이다. 업계에서는 통상 배럴당 4~5달러를 손익분기점으로 본다. 정제마진은 1분기 7.3달러에서 2분기 3.5달러로 급락했다.

다행히 3분기에는 이동용 수요가 맞물리며 수익성이 소폭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7월부터 아시아 지역의 휘발유 스프레드가 반등 중이며, 연말로 갈수록 난방유 사용이 증가하면서 시황이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다.

정유업계는 정제마진과 국제유가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수익 구조를 탈피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는 한편, 적극적인 사업 재편에도 나서고 있다.

에쓰오일은 석유화학, 액침냉각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총 9조2580억 원을 투입해 울산에 국내 최대 규모 석유화학 단지를 건설하는 ‘샤힌 프로젝트’는 2026년 준공을 목표로 차질없이 진행 중이다. 10일 기준 부지정지 공사 94.9%, EPC(설계·조달·시공) 작업 30.9%의 진척도를 보이고 있다.

액침냉각유는 개별 데이터센터의 요구사항을 충족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제품군을 구비하고, 실증평가를 통해 성능을 검토 중이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현재 다수의 기업과 비밀유지계약을 체결하고 함께 테스트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HD현대오일뱅크는 정유 설비에 석유 기반 원료와 동·식물성 바이오 원료를 함께 투입하는 ‘코프로세싱’ 방식으로 생산한 지속가능항공유(SAF)를 지난달 국내 최초로 수출하는 등 친환경 제품군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GS칼텍스는 탄소 포집·활용·저장(CCUS), 수소, 폐플라스틱 재활용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구축 중이다.

SK이노베이션은 최근 액화천연가스(LNG), 재생에너지, 수소 사업 등을 영위한 SK E&S와의 합병을 결정했다. 박상규 SK이노베이션 사장은 “석유 사업 특성상 유가 변동에 따라 손익 변동성이 컸는데, LNG와 전력 등 안정적 수익을 창출하는 SK E&S와의 합병으로 손익 변동성이 크게 완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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