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이중 디커플링, 국내 내수 부진 악재…개인사업자 연체율 10년만 최고’

입력 2024-07-17 09:08수정 2024-07-17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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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폐업 신고를 한 사업자가 역대 최대 폭으로 증가하면서 연간 100만명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국세청 국세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사업을 접고 폐업 신고를 한 사업자(개인·법인)는 98만6487명으로 집계됐다. 전년(86만7292명)보다 11만9195명 증가한 것으로 2006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최대폭이다. 폐업 사유별로 보면 '사업 부진'이 48만2183명으로 가장 많았다. 금융위기 당시인 2007년(48만8792명) 이후 역대 두 번째로 많은 숫자로, 전년(40만6225명)과 비교하면 7만5958명(18.7%) 늘어난 것으로 역대 최대 폭 증가다. 업종별로 보면 소매업 폐업이 27만6535명으로 가장 많았고 서비스업(21만7821명), 음식업(15만8279명) 등을 기록했다. 내수와 직접적으로 연관된 업종의 타격이 큰 셈이다. 이날 서울의 한 거리에 점포정리 세일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미국 등 글로벌 증시는 펄펄끓는다. 하지만, 코스피는 3000선을 쉽게 회복하지 못한 채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코스닥은 올해 들어 뒷걸음질 첬다. 반도체 등 수출이 살아나는 데도 미국 증시와의 ‘탈동조화 현상(디커플링)’의 틈은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다.


이유 있는 디커플링

16일(미국 동부시간) 미국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85% 급등한 4만954.48에 장을 마쳤다. 장 중에 4만988.81에 사상 고점을 찍었고, 종가 또한 최고치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5667.20, 나스닥종합지수는 18,509.34에 장을 마쳤다. 모두 사상 최고 수준이다.

일본 및 대만 등 주변국 증시도 사상 최고치 랠리를 펼치고 있다.

반면 올해 초 기업 밸류업(가치제고) 프로그램의 영향으로 반짝 달아올랐던 국내 증시에는 어느덧 냉기가 돈다. 코스피는 7월 들어 2800선 안착을 시도하고 있지만, 박스권에 머물고 있다. 이날도 0.5% 하락한 2850에 마감했다.

이날 829.41에 마감한 코스닥은 올해 들어 4.29% 하락했다. 글로벌 증시는 물론 코스피와 디커플링된 모습이다.

금리에 대한 불확실성은 걷혀 가고 있지만, 수출 사이클 내 업종별 차별화 및 수출-내수간 차별화가 디커플링 요인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자동차 수출액은 370억 1000만 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3.8% 늘었다. 반도체도 기록 행진을 이어 가고 있다. 상반기 정보통신기술(ICT) 수출입 동향을 보면 올해 상반기 수출은 658억 3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9.9% 늘었다. 그러나 다른 업종은 뚜렷한 성과를 찾기 힘들다.

수렁에 빠진 내수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다. 지난달 고용원이 없는 ‘나 홀로 사장님’ 감소 폭은 9년 만에 최대다. 5월 말 기준 개인사업자 연체율은 0.69%로 2014년 11월 0.72% 이후 9년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아울러 △인공지능(A)I 사이클에서 상대적으로 제한적인 국내 수혜 △전기차 수요 둔화 우려 및 중국 전기차 및 이차전지업종 성장 △슈퍼 엔저 △차이나 리스크 △트럼프 트레이드에서 소외 등도 부진의 원인으로 꼽힌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처럼 한국도 수출 호조에도 불구하고 고용시장과 내수불안에 직면하면서 증시가 이중 디플링 현상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반도체가 디커플링 누를까

국내 증시와 미국의 디커플링 현상 해소에 대한 의견은 엇갈린다.

박 연구원은 “11월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면 미·중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질 수 있다”면서 “이는 외국인의 국내 증시 이탈 등의 요인으로 증시 디커플링 현상이 더욱 심화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국내 증시가 겪고 있는 이중 디커플링 현상이 해소되기 위해서는 대외 불확실성 해소도 중요하지만, 내수회복이 가시화돼야 한다고”고 분석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할 경우 관세 인상과 감세로 대표되는 그의 경제정책 기조로 인해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현상)이 심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증시에 부담이다.

테슬라와 엔비디아 등 해외 주식투자 증가세와 기업의 투자유출도 부담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앞으로 국내 투자의 해외유출이 지속된다면 단기적으로는 실물 경기 회복 지연과 중장기적으로는 성장 잠재력 약화를 유발할 수 있다”고 했다.

반면 반도체 등 주도주가 하반기 증시를 이끌 것이란 전망도 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인공지능(AI) 스마트폰과 반도체라는 쌍두마차가 하반기 실적을 견인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원·달러 환율이 부담스럽지만 수출기업 실적에는 호재가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외국인 매수세도 이어지고 있다. 올해 들어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25조3000억 원어치를 사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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