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더 어렵다”…공공 공사로 버티는 지방 건설 경기, 공공 확대도 ‘물음표’

입력 2024-07-1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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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5월 전국 건설수주액이 공공과 민간 구분 없이 전년 대비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방은 수도권보다 건설수주액 감소 폭이 더 큰 것으로 집계돼 지방의 건설 경기 어려움을 여지없이 드러냈다.

17일 국토부 ‘지역 및 발주자별 건설수주액’ 통계 분석 결과 올해 5월 기준 전국 건설사의 건설수주액은 약 9조8496억 원으로 나타났다.

최근 지역별 수주액을 살펴보면 지방의 수주 기근이 심화한 것으로 확인됐다. 5월 기준 건설 수주액은 수도권은 6조2407억 원, 지방은 3조6089억 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일 년 전인 2023년 5월과 비교할 때 수도권은 25.7% 줄었지만, 지방은 47.3% 감소한 수치다. 2022년 5월과 올해 5월 수주액을 비교한 결과, 지방 수주 감소세는 올해보다 더 커졌다. 이 기간 지방은 63.3% 쪼그라들어 수도권(-32.1%) 대비 두 배가량 수주액이 줄었다.

특히 2022년 5월에는 수도권과 지방이 각각 9조1947억 원과 9조8332억 원으로 모두 9조 원대 수주 실적을 올렸지만, 지난해 5월에는 수도권(8조3948억 원)이 지방(6조8416억 원) 수주액보다 1.2배 더 많은 역전 현상이 발생했다. 올해 5월에는 수도권(6조2407억 원)과 지방(3조6089억 원)의 수주액 격차가 지난해보다 더 큰 약 1.7배까지 벌어졌다.

이런 지방 건설수주액 급감은 특히, 민간 수주 급감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올해 5월 기준 지방의 공공부문 수주액은 1조1585억 원, 민간은 2조4494억 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반면 2년 전 지방의 공공 수주액은 1조6844억 원, 민간 수주액 8조1457억 원 규모다. 2년 전과 올해를 비교하면 공공부문에서 31.2% 줄어들 때 민간에선 공공부문 감소 폭의 두 배가 넘는 69.9% 급감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런 상황에선 지방 공공 부문에서 대규모 공사가 진행돼야 건설 경기가 되살아날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다만 전국적으로 건설 경기 침체가 지속하고 있어 지방 건설 경기 반전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이 발표한 7월 건설 경기 실사 종합전망지수는 69.6으로 6월 지수와 같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 수치는 100 이하를 기록하면 건설 경기 상황을 부정적으로 본다는 뜻이다.

정부는 지방 공공 공사 활성화를 통해 건설 경기 활성화를 꾀하고 있지만, 공사비 급증 문제 등을 단기간 내 해결하긴 힘든 상황이다.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11일 기자간담회서 전국 주요 대형 SOC 사업장의 공사비 인상 문제에 대해 “기획재정부와 협의해 물가를 반영한 공사비 보전 방안을 용역 작업 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부처 간 이견 조율이 끝나더라도 실제 공사비 보전까진 시일이 걸리는 만큼 당장 건설사의 SOC 사업 참여를 끌어내긴 역부족으로 전망된다.

고준석 연세대 경영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지방 내 건설사 수주는 결국 현금 흐름 확보를 위한 분양성이 개선돼야 늘어날 것”이라며 “지방은 일단 분양 자체가 안 되므로 착공을 한 뒤 공사비나 금융비용을 충당하는 현행 구조에선 수주가 끊길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지방 공공부문 공사는 주택이나 SOC 사업 모두 정부가 예산을 어느 정도 투입하느냐에 달렸다”며 “지방의 공공과 민간 수주 확대는 당분간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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