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원유 수요 감소에 운임 급락…업계 “엄청난 압박”

입력 2024-07-09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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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아시아 VLCC 운임 5월 말 이후 20% 급락
중동→중국 57% 폭락
중국 수요 감소, 선박 공급 과잉이 운임 급락 주요인
“홍해 리스크 해소로 두바이유보다 브렌트유 오를 것”

▲중국 장쑤성 양쯔강 조선소에서 2020년 3월 16일 예인선들이 30만 톤급 초대형 원유 운반선(VLCC)을 밀고 있다. 장쑤성(중국)/AP뉴시스
아시아 원유 수요 감소에 유조선 운임이 급락하면서 업계가 고통을 겪는 것으로 전해졌다.

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발틱해운거래소를 인용해 미국에서 아시아 주요 시장으로 향하는 초대형 원유 운반선(VLCC) 운임이 5월 말 이후 20% 넘게 급락했다고 보도했다. 같은 기간 벤치마크인 ‘중동→중국’ 노선 운임은 57% 폭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집계에 포함되는 VLCC는 200만 배럴 상당의 화물을 옮길 수 있는 규모다.

데이터 분석업체 보르텍사는 최근 몇 주 동안 VLCC 수요가 감소하면서 업계 지표 중 하나인 톤마일이 급격히 떨어졌다고도 밝혔다. 톤마일은 화물을 운송 거리에 곱해 글로벌 선박들이 얼마나 많이 이용되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올해 홍해에서의 후티 반군 공격으로 인해 항로 상당 부분을 변경하는 고충을 겪었던 해운업계는 이제 아시아 시장의 원유 수요 감소라는 변수를 맞고 있다. 데이터 분석업체 케이플러에 따르면 6월 미국과 브라질에서 아시아로 향한 초대형 유조선 운송은 각각 10%, 52% 감소했다. 최대 원유 수출국인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출발한 화물도 2015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줄었다.

특히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인 중국에서 소비가 감소하면서 비상이 걸렸다. 최근 중국의 원유 수요가 약화하고 계절 유지보수에 나섰던 일부 정유소가 예상보다 더디게 복귀하면서 중국으로 향하는 초대형 유조선 수는 약 2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감소했다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보르텍사의 세레나 황 수석 애널리스트는 “VLCC 운임은 최근 몇 달간 동북아시아, 특히 중국에서의 원유 수입 부진으로 인해 엄청난 압박을 받고 있다”며 “또 최근 2년 동안 새로 건조된 초대형 유조선들이 인도되면서 과잉 공급이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골드만삭스는 보고서에서 “홍해 후티 반군 공격으로 인한 혼란이 완화해 더 많은 선박이 이용 가능해지면서 운임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며 “결과적으로 저렴해진 운임은 중동 두바이유와 비교했을 때 브렌트유 가격을 높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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