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보다 투명성 뒤떨어져”…韓 증시 향한 해외투자자 ‘속내’

입력 2024-06-30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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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연구원, 해외 금융기관 45인 인터뷰
한국 증시, 질적 평가 면에서 선진시장 수준 도달 못 해
시장접근성 높이려면…“제도 투명성‧일관성 등 개선해야”

▲26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2774.39)보다 17.66포인트(0.64%) 오른 2792.05에 장을 마쳤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841.99)보다 0.13포인트(0.02%) 상승한 842.12에 거래를 종료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387.5원)보다 1.2원 오른 1388.7원에 마감했다. 이날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투데이DB)

한국 시장에서는 거래 규정이나 지침이 홍콩, 싱가포르 등 선진시장에 비해 투명하지 못하다. 심지어 중국에 비해서도 한국의 거래 지침 투명성은 뒤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된다. (해외 시스템 레이더)

한국 자본시장의 저평가를 해결하기 위해 시장의 질적 성장이 필요하다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지적이 나왔다. 한국 증시의 시가총액은 2022년 기준 2조2000억 달러로 세계 11위에 달하며 양적 성장을 이뤘지만, 여전히 질적인 면에서는 선진시장 수준에 도달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실제 국내 증시는 올해도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DM) 지수 편입이 불발돼 15년째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30일 최순영 자본시장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한국 자본시장의 시장접근성: 해외 금융기관의 시각’ 보고서에서 “MSCI 및 FTSE 러셀(Russell)이 한국 자본시장을 신흥시장으로 분류하는 이유는 시장접근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보기 때문”이라며 “한국 자본시장의 선진시장 격상은 시장접근성 제고에 달려 있다”고 했다. 시장접근성이란 MSCI와 FTSE Russell의 질적 평가를 뜻한다.

해당 보고서는 해외 금융기관 15곳의 관계자 45명을 대상으로 한국 자본시장의 저평가 이유와 시장접근성 제고를 위한 해법을 물었다.

한 해외 시장조성자 관계자는 “선진시장의 공통적인 특징은 개방된 경쟁과 동등하고 공정하게 적용되는 규칙과 규제”라며 “한국 시장은 경쟁이 제한돼 있고, 해외 금융회사에 대한 시장 참여 기회나 규칙의 적용이 동등하지 않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다”고 했다.

인터뷰 참여자들은 외국인 투자자 등록제 폐지 효과가 크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한 해외 증권사 관계자는 “외국인 투자자 등록은 폐지됐지만, 계좌 개설 이후의 프로세스는 여전히 변한 게 없다”며 “이는 해외 금융회사들이 정보를 공유하는 포럼 등에서 널리 알려진 한국 시장의 문제점이나, 한국에서 흘러나오는 정보를 보면 이러한 점들이 명확하게 인지되지 못하는 것 같다”고 했다.

공매도 금지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한 글로벌 증권사 관계자는 “한국에서는 외국인 투자자의 공매도 자체를 부정적으로 보는 것으로 느껴진다”며 “이는 공매도의 합법성 또는 불법성의 여부와 상관없이 외국인 투자자가 시장을 교란하고, 불공정한 위치에서 경쟁한다는 인식에 기반한 것 같은데, 이러한 인식은 공매도의 순기능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데 원인을 두고 있다”고 했다.

최 수석연구위원은 “해외 금융기관과의 인터뷰에서도 한국 시장접근성의 많은 문제가 제도나 규제 자체에서 있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제도와 규제가 적용되는 투명성, 일관성 및 예측 가능성에서 비롯된다고 강조한다”며 “시장접근성 제고 계획은 한국 자본시장에 자리 잡은 절차, 관행 및 문화 개선을 위한 조치도 포함돼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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