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앞두고 기승 부리는 불법 리딩방…개미는 속수무책

입력 2024-06-30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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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스팸신고 1년만 40% 급증…“1:1 투자정보 제공” 다수
‘사모펀드 대표’ 등 유명 투자 전문가 등 사칭 채팅앱 초대
“코인 해외 거래소 상장” 사기·가짜 거래소 숫자 조작 사례도
“1:1 투자자문, 정식 등록 투자자문업자만 가능..확인 필요”

“전직 사모펀드 대표님이 실시간 정보를 바탕으로 부를 창출하고 우량주를 선택해 30~120%의 수익을 달성합니다. 부의 꿈을 가지고 계신 분들은 채팅방에 들어와 ‘9’를 입력하세요.”

“대표님이 추천하신 우량주 A가 현재 전면적인 상승 추세에 있습니다. 매일 저녁 7시 30분에 대표님이 채팅방에서 공개 강의를 하실 예정입니다. 계속해서 출석 체크하시고 코스피 예측에 참여하시면 풍성한 보상을 받을 수 있고 최대 50만 원의 대박 상금 기회도 있습니다.”

8월부터 시행되는 불법 주식 리딩방에 대한 규제를 앞두고 리딩방 초대 등 스팸 문자 기승을 부리고 있다. 금융당국은 시중에 뿌려지는 스팸 문자들 중 1:1 유료상담으로 투자정보를 제공한다는 곳들의 경우 불법일 가능성이 높으므로 정식 등록된 투자자문업자인지 확인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30일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따르면 올해 6월 스팸 신고 건수는 2796만 건으로 지난해 6월 대비 40.6%(808만 건) 증가했다.

스팸문자를 통해 온갖 종류의 불법 리딩방이 성행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스팸문자는 ’피터린치', '얀 하치우스’나 사모펀드 대표 등 국내외 유명 투자 전문가나 유명인을 사칭해 채팅앱에 초대하는 내용이 다수다. 초대가 이뤄지면 1대1 대화방을 열고 종목 매수를 추천하고 수수료를 요구하는 방식이 대부분이다.

브레인자산운용은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채널 가입을 유도해 자사 및 임직원을 사칭하는 불법 투자리딩방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며 투자자들의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브레인자산운용 회사명이 포함된 SNS채널 초대장이 링크된 문자 메시지를 불특정 다수에게 발송해 임직원을 사칭, 주식 종목을 추천했다는 설명이다.

(출처=금융감독원)

가상자산 등 코인으로 수익을 거둘 수 있다고 꼬드기며 사기를 치는 방식도 다수 포착된다. 겉보기에 그럴듯하게 만든 가짜 거래소에서 숫자를 조작해 높은 수익률을 거둘 수 있는 것처럼 보여준 다음 투자금을 입금하면 잠적하는 방식이다. 특정 코인이 리히텐슈타인 등 해외 거래소에 상장되면 수십 수백 배 가격이 오를 것처럼 속이며 거래소 개설을 약속한 시점을 계속 지연시키며 고액의 투자금을 빼돌리는 사례도 나왔다.

리딩방 규제를 강화한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8월 시행되기 전에 마지막 영업 늘리려는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8월부터 유사투자자문업자는 SNS·오픈채팅방 등 온라인 양방향 채널을 통해 유료 회원제로 영업하는 주식 리딩방을 운영할 수 없다. 불특정 다수에게 개별성 없는 투자조언을 제공한다는 본연의 취지에 맞게 영업할 수 있도록 단방향 채널 영업만 허용된다. 이를 위반하면 미등록 투자자문업자가 되어 3년 이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의 벌금을 받게 된다. 양방향 채널을 통한 영업은 투자자 보호 규제가 적용되는 정식 투자자문업자에만 허용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개인별로 주식투자를 관리하는 것은 투자자문업자가 아니면 불법이다. 1:1 상담을 통한 개별투자자문은 금융위원회에 정식 등록된 투자자문업자만 가능하다”며 “등록된 투자자문업자인지 금감원 금융소비자 정보포털 파인을 통해 확인해봐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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