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는 명비어천가...민주 지도부·시도당위원장 '명심 경쟁'

입력 2024-06-2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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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4일 오전 국회에서 당대표직 사퇴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의 8·18 전당대회가 명심 경쟁으로 치닫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비전과 정책 제시, 다양성은 사라지고 친명계 일색의 '명비어천가'만 남았다는 지적이다.

민주당 전당대회준비위원회는 28일 회의에서 권리당원 비중을 높인 경선룰을 발표했다. 전준위에 따르면 당대표와 최고위원 선출시 대의원과 권리당원 투표 반영 비율은 각각 14%, 56%로 표의 가치는 19.1대 1이다.

다만 전준위는 이날 이 전 대표의 단독 출마 관련 규정은 확정하지 않았다. 정을호 전준위 대변인은 "아직 논의할 시기가 아니다. 당대표 후보 등록 현황을 보고 상황에 맞춰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치권에선 이 전 대표의 연임이 유력한 상황에서 새 지도부 역시 친명계(친이재명계) 일색이 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이 전 대표가 사퇴를 발표한 24일 강선우 의원은 기자회견을 통해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이 아니라 당대명(당연히 대표는 이재명)"이라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김병주 의원은 입장문에서 "이 전 대표와 함께 위기의 대한민국을 구하고 지켜내겠다"며 출사표를 던졌다.

최고위원 후보로 언급되는 4선의 김민석 의원과 3선의 이언주·전현희 의원, 재선의 민형배·한준호 의원 모두 친명계로 분류되는 인사다. 후보 의원들 모두 조만간 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준호 의원은 7월1일 오후 국회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연다.

전대에 앞서 치러지는 7월 시·도당위원장 선거에서도 친명계 의원들이 전면 배치될 것으로 보인다. 각 시·도당위원장은 2026년 지방선거에서 공천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이 전 대표가 연임할 경우 차기 지선이 '이재명 체제'로 치러질 것이 유력해 친명계 의원 배치는 이 전 대표의 대권가도에 힘을 실어줄 수 있다.

서울시당위원장 후보로 꼽히는 장경태 최고위원은 단독 출마 가능성도 있으며, 경기도당위원장으로 거론되는 김승원·문정복·강득구·민병덕 의원과 인천시당위원장으로 언급되는 정일영 의원 모두 친명계에 속한다.

23일 공동기자회견을 통해 출마를 선언한 이광희(충북도당)·이영수(경북도당)·허소(대구시당)·송순호(경남도당) 위원장 출마 예정자 또한 '이재명과 함께 정권교체'를 선언하며 당내 '어대명' 분위기에 힘을 실었다.

그러나 당내에서도 이같은 분위기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친명계 좌장인 정성호 의원은 26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명심(이 전 대표의 마음) 경쟁'은 좋아 보이지 않는다"며 "전당대회에 출마하면 본인의 비전과 가치를 제시해야 하는데, 이 대표와 가깝다거나 함께 차기 지방선거와 대선에서 승리하겠다는 이야기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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