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곳곳 러브버그 발생에 ‘골머리’…지자체 방역 '총력'

입력 2024-06-24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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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버그 민원 급격하게 증가세
양천구·중구 등 살수차 등 방역

▲서울 시내의 한 거리에 러브버그가 앉아있다. (연합뉴스)

서울 곳곳에서 러브버그가 기승을 부리면서 서울시를 비롯한 각 자치구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러브버그는 해충이 아닌 익충이지만, 시민들의 민원이 끊이지 않아 일부 자치구에서는 고압 살수차를 활용한 방역에 나서고 있다.

24일 서울시에 따르면 러브버그로 인한 민원은 2022년 4418건, 2023년 5600건으로 해마다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러브버그 민원은 2022년에는 은평구·서대문구·마포구에 집중됐지만, 지난해에는 25개 자치구 전역에서 발생했다. 올해도 무더운 날씨로 인해 러브버그가 일찍이 출몰하면서 민원이 잇따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러브버그의 공식 명칭은 ‘붉은등우단털파리’로 독성이 없고 사람을 물지 않으며, 질병을 옮기지 않는 익충이다. 성충이 된 이후로는 암수가 짝짓기 상태로 먹이를 먹거나 비행을 하기 때문에 러브버그(사랑벌레)라는 명칭을 갖게 됐다. 특히 러브버그는 낙엽을 분해해 토양을 비옥하게 하고, 꿀벌과 같이 꽃에 수분을 채워주는 역할도 한다.

올해는 무더운 날씨가 일찍 찾아오면서 러브버그도 지난해보다 2주가량 이르게 출몰했다. 또한 산 주변 개발로 인한 도시 열섬현상, 급격하게 올라간 기온 등 다양한 이유가 러브버그 출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러브버그의 수명은 약 1주일 정도로 햇빛에 노출되면 활동력이 서서히 저하된다. 러브버그는 다음 달 중순까지 활동할 것으로 예측된다.

최근 러브버그가 서울 곳곳에서 대거 출몰하면서 시민들의 불편도 커지고 있다. 이서민(가명·37) 씨는 “화곡역 인근에서 러브버그가 떼를 지어 다녀 거대한 검은 동그라미처럼 보였다”라며 “지나갈 때마다 몸에 달라붙을 것 같아 불쾌하다”고 말했다. 김강준(31) 씨도 “운전을 하다보면 앞 창문에 날아와서 붙는데 어찌해야 할지를 모르겠다”며 “창문은 최대한 열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민원 잇따르자 방역 나서…“밝은색 옷 피해야”

▲러브버그 방역 작업 중인 이기재 양천구청장. (자료제공=양천구)

러브버그 출몰로 인해 시민들의 불편함이 커지면서 자치구들도 방역에 나서는 추세다. 양천구는 러브버그 특별방제를 지속적으로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구는 21일 △도심·다중이용시설·산지형 중심 보건소 방역 △공원, 산, 안양천 중심 공원녹지 분야 방역 △18개 동 주민센터별 마을 집중방역 등 3개 트랙으로 나눠 방제를 시행했다. 이날 고압 살수차를 비롯한 방역 차량 15대, 초미립자 살포기, 충전식·압축식 분무기 등을 동원했다.

중구는 9월까지 총 13대의 ‘찾아가는 살수차’ 사업을 통해 러브버그 방역부터 도심 열섬효과를 예방한다는 계획이다. 구는 러브버그가 물기를 싫어한다는 점에 착안해 살수차로도 러브버그 퇴치에 효과를 볼 것으로 내다봤다. 사업은 동 주민센터나 구청 청소행정과에 신청하면 날짜와 시간 등 조율을 거쳐 살수차가 해당 지역에 출동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다만 러브버그는 해충을 구제해야 한다는 감염병예방법에 적용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러브버그에 무분별한 살충제를 배포할 경우 생태계 교란을 줄 가능성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환경부와 서울시 등도 적극적인 방역보다는 러브버그 대처 방법을 시민들에게 홍보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러브버그는 불빛에 모여드는 습성이 있어 불빛 주변에 끈끈이 패드 등을 설치하면 집으로 들어오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라며 “러브버그가 밝은색을 좋아하기 때문에 어두운색 옷을 입으면 몸에 달라붙는 것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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