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맑음’, 철강·석유화학 ‘흐림’…하반기 산업기상도는

입력 2024-06-24 12:00수정 2024-06-24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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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의, '하반기 산업기상도 전망 조사’ 결과 발표
반도체, IT 전방 수요 증가 등으로 유일하게 ‘맑음’ 전망
자동차·조선·이차전지 등 ‘대체로 맑음’ 예상
철강·석유화학은 중국발 공급과잉 우려로 ‘흐림’

▲부산항 신선대부두에 수출입 화물이 쌓여 있다. (연합뉴스)

올해 하반기 주요 산업 전반에 수출회복 흐름이 예상되는 가운데 업종별로 세부 전망은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보다. 반도체 산업은 주요 업종 중 유일하게 ‘맑음’으로 전망됐으나 철강·석유화학·건설 분야는 ‘흐림’으로 예보됐다.

대한상공회의소는 24일 최근 11개 주요 업종별 협회·단체와 함께 ‘2024년 하반기 산업기상도 전망 조사’를 실시해 발표했다.

반도체, 유일하게 ‘맑음’ 전망

▲(제공=대한상공회의소)

반도체산업은 인공지능(AI)과 신규 스마트폰 출시 등 정보기술(IT) 전방 수요 증가에 대한 기대와 D램(DRAM)과 낸드(NAND) 등 메모리반도체 가격 상승세 지속으로 주요 업종 중 유일하게 ‘맑음’으로 전망됐다. 이에 따라 하반기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7.7% 성장한 652억 달러, 올해 연간 기준으로는 전년 대비 29.8% 성장한 1280억 달러 안팎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종완 한국반도체협회 전략기획실장은 “작년에 축소됐던 반도체 생산량이 AI 제품 출시 등에 힘입어 크게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며 “투자심리 역시 점차 회복돼 올해 글로벌 반도체 설비투자는 전년 대비 2.0% 증가한 1751억 달러로 전망되며, 한국도 용인·평택 등 반도체클러스터를 중심으로 향후 투자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자동차·조선·이차전지 등 ‘대체로 맑음’ 예상

자동차, 조선, 이차전지, 바이오, 기계, 디스플레이, 섬유패션산업은 기회 요인과 위협요인이 혼재된 가운데 수출 상승세에 힘입어 ‘대체로 맑음’으로 예보됐다.

자동차업종은 하반기 금리 인하로 인한 유럽 시장 수요의 정상화, 북미 시장에서의 견조한 성장세, 친환경 신차 수출 등이 호재로 작용해 하반기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4.2% 증가한 140만 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내수는 높은 가계부채와 할부 금리 등이 소비심리를 위축시켜 전년 동기 대비 0.9% 감소한 84만 대를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생산은 수출물량 증가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한 208만대로 예측됐다.

조선업은 글로벌 환경규제 강화에 따른 친환경 선박 수요 증가와 에너지전환 추세에 따른 추가발주 기대감을 가장 큰 호재 요인으로 꼽았다. 이에 따라 하반기 선박 수출액은 129억5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7%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차전지는 지난 상반기 전기차 업체의 재고조정, 생산계획 연기 등이 배터리 기업의 생산축소로 이어지며 난항을 겪었다. 그러나 올 하반기부터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신차출시 및 미국의 대중(對中) 전기차·배터리 관세부과에 따른 반사이익 등에 힘입어 배터리 출하량이 상반기 대비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제약·바이오 산업은 미중 갈등 심화에 따른 반사이익이 예상된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일부 중국 바이오기업과의 거래를 제한하는 미국의 생물보안법이 지난달 하원 상임위를 통과함에 따라 우수한 품질과 가격경쟁력을 지닌 국내 바이오 기업들이 미국의 새로운 파트너사로 거론되며 한·미 간 신규 계약이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방 리스크로는 원부자재 가격 상승이 꼽혔다.

디스플레이 산업은 하반기 AI 기술이 적용된 스마트폰과 IT 기기 출시 확대 영향으로 호조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한국이 강점을 가진 ‘투 스택 탠덤(Two Stack Tandem)’, ‘저온다결정산화물(LTPO)’ 등 고부가가치 기술이 적용된 태블릿·노트북 제품 출시가 확대되면서 하반기 수출 및 생산 확대를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섬유패션 산업은 국내외 금리 인하 기조에 따른 소비재 수요 증가로 대아세안 소재 수출 및 한류 지역 등으로의 의류 수출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글로벌 5G 및 전기차 수요 급증에 따른 케이블 호황으로 아라미드 등의 고부가가치 소재의 수출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철강·석유화학·건설은 ‘흐림’ 전망

철강업종은 ‘흐림’으로 예보됐다. 건설 경기 회복이 지연되는 가운데 호조세인 조선, 자동차 등 산업은 저가 중국제품 수입이 지속하며 상반기보다 업황이 부진할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하반기 미국의 대중국 철강 고관세 부과 시행, 미국 대선 등이 예정돼 있어 더 많은 중국산 저가 제품이 한국에 유입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인도의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른 철강 수요 증가, 대러시아 제재 강화 등으로 철광석, 원료탄 등 원자재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보여 철강업계의 수익성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석유화학업종 역시 중국의 대규모 소비 촉진 정책 시행에 따라 수요회복은 기대되지만, 중국발 공급과잉으로 인해 극적인 업황 회복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국발 글로벌 에틸렌 공급과잉은 2027년 이후에나 정상화될 것으로 예측되는 등 누적된 과잉공급 해소까지는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건설산업도 상황이 녹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경기 선행지표인 건설수주액이 올해 4월 누계기준 49조30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6% 감소했다. 발주자별로 보면 민간부문의 수주가 전년 동기 대비 20.7%로 크게 감소하면서 건설시장 자체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고금리 및 프로젝트파이낸싱(PF) 구조조정으로 자금 조달의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어 민간 건설 수주 난항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하반기 수주실적은 87조80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가량 감소할 것(민간은 13.5% 감소)으로 전망됐다. 다만 공공부문에서는 가덕도 신공항, GTX, LH공사 발주 등 대형공사 발주를 계획하고 있어 양호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강석구 대한상의 조사본부장은 “하반기 금리 인하 및 글로벌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요 산업 전반에 수출회복 흐름이 예상된다”며 “다만 자국 산업 우선주의 확대와 중국의 공급역량 강화 및 밀어내기 수출 등으로 글로벌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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