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국 AI 칩 개발 싹 자른다…일본·네덜란드에 HBM 장비 추가 규제 압박

입력 2024-06-19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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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상무부 차관, 내달 양국 방문 예정
ASML·TEL에 중국 서비스 제한 요청
의회, 칩스법 수혜 공장서 中장비 금지 법안 발의

▲반도체 칩이 인쇄회로기판 위에 보인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정부가 중국 인공지능(AI) 반도체 개발을 견제하기 위해 동맹국인 일본과 네덜란드에 대중국 추가 수출 규제를 시행하도록 요청할 방침이다.

블룸버그통신은 18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앨런 에스테베즈 미국 상무부 산업안보차관이 다음 달 네덜란드와 일본을 방문해 ASML과 도쿄일렉트론(TEL)의 중국 내 활동을 더욱 제한하도록 압박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특히 미국 정부는 AI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개발하는 중국 공장을 겨냥할 것으로 알려졌다.

에스테베즈 차관은 내달 방문에서 양국에 ASML과 TEL의 중국 내 첨단 장비 유지·보수(AS) 서비스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라는 기존 요구를 반복할 것으로 예상된다. ASML과 TEL의 장비는 HBM 칩을 만드는 데 필요한 D램 반도체 주형 제조에 사용된다. 미국은 이미 자국 반도체 장비 회사인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AMAT)와 램리서치 등에 이러한 제한을 두고 있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쌓아 올려 만든 고성능 메모리다. 칩을 겹겹이 쌓아 실리콘관통전극(TSV)과 연결해 더 빠르고 에너지 효율적인 데이터 처리를 구현한다. HBM은 최근 AI 반도체 시장이 급성장하는 가운데 AI 가속기의 필수 부품으로 꼽히면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현재 양쯔메모리(YMTC)의 자회사 우한신신, 화웨이, 창신메모리(CSMT) 등이 HBM을 개발하고 있다.

▲미국 국기와 중국 국기가 보인다. 로이터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국가 안보를 이유로 중국의 첨단 반도체 구매 및 생산 능력을 제한하기 위해 수년 동안 노력해왔다. 하지만 결과는 엇갈렸고 화웨이 등 중국 기업들은 상당한 진전을 이뤄냈다. 미국은 한층 효과적인 조치를 위해 자체적으로 덜 엄격한 통제를 시행하고 있는 동맹국들에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미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산하 와드와니 AI·첨단기술센터의 그레고리 앨런 센터장은 “미국은 글로벌 반도체 장비 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나라지만 미국 한 곳만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며 “네덜란드와 일본은 수출 통제를 시행하고 있지만, 서비스 측면에서는 제한이 없고, 이는 전반적인 기술 통제 구조에서 중요한 제한 사항이다”고 말했다.

다만 일본과 네덜란드가 미국의 요구에 즉각 부응할지는 불분명하다. 소식통들은 양국 정부가 미국의 압력에 저항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과 네덜란드는 현재 수출 금지 조치가 하이엔드칩 제조 장비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고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를 지켜볼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한편 미국 민주·공화 양당 의원들은 이날 반도체지원법(칩스법)에 따른 보조금을 받은 미국 공장에서 중국산 장비를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안을 초당파적으로 발의했다. 의원들은 성명에서 “중국 정부의 막대한 지원으로 만들어진 중국산 범용장비가 미국과 동맹국 제조시설에 배치될 수 있다”고 발의 취지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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