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완견’ 후폭풍 일파만파…더 거칠어진 이재명의 입

입력 2024-06-17 16:02수정 2024-06-17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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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檢, 상식에 어긋난 주장해”
‘애완견’ 발언 후폭풍 여전
‘사법리스크’ 커지자 다급해졌단 분석
‘당대표 연임’ 문제 대응 성격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2024.06.17. (뉴시스)

“언론은 검찰의 애완견” 발언에 여당과 언론이 일제히 반발에 나섰지만,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입은 더 거칠어졌다.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커지자 “정면 돌파를 선택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이 대표는 1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북한에 현금을 몇억, 몇십억씩 주면 유엔 제재 위반임을 모르는 사람 있나. 참여정부 대북 특사였고 경기도의 대북 인도적 사업을 총괄한 이화영 전 부지사가 그것도 모르고 북한에 50억 원을 준다고 약속했겠나”라면서 “그 사람이 바보인가. 정신이 나갔나”고 호통쳤다.

그는 “증거고 뭐고 다 떠나서 삼척동자도 알 수 있는 상식에 어긋난 주장을 검찰이 하는 것”이라며 언론을 향해 “여러분도 생각해 보시라. 이게 대한민국 검찰이 하는 일”이라고 했다.

앞서 이 대표는 14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재판에 출석하며 “진실을 보도하기는커녕 애완견처럼 (검찰이) 주는 정보를 받아 열심히 (진실을) 왜곡·조작하지 않나”며 언론에 날을 세웠다가 논란을 키웠다.

한국기자협회 등 현업언론단체는 공동성명을 내고 “언론인에 대한 과도한 망언을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여당인 국민의힘에서도 비판이 쏟아졌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편들어 주면 수호천사, 비판하면 악마인가”라고 했고,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애완견을 운운하는 비뚤어진 언론관은 가짜뉴스 못지않게 위험하다”고 비판했다.

정치권에서는 이 대표가 사법리스크에 당 대표 연임 문제까지 겹치자 발언 수위를 높이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개혁신당 조응천 전 의원은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재명 대표가 대북 송금을 이 대표와 엮어서 판결문이 나올 것으로는 생각 못 했던 것 같다”며 “많이 다급해진 것 같다”고 했다. 앞서 법원은 ‘쌍방울 대북 송금’ 혐의로 구속기소 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에 징역 9년 6개월을 선고했다.

당대표 연임과 관련해서도 야권 관계자는 “사실상 ‘개딸’들이 이 대표에 절대권력을 쥐여주는데, 이 대표 입장에서도 그에 응하는 행동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속전속결로 이 대표 체제를 공고화했다. 대선에 출마하는 당 대표의 사퇴 시한을 예외로 둘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당헌 개정안은 민주당 중앙위원회를 통과했다. 중앙위원 559명 중 501명이 투표한 가운데 약 84%(422명)가 찬성했다. 민주당은 전당대회준비위원회 구성을 완료한 뒤 7월 초 후보자 등록을 공고할 방침이다. 이 대표는 이르면 이달 말 대표직 연임과 관련한 입장을 밝힐 계획이다.

국회의 시계도 빠르게 움직였다. 이 대표가 본회의 통과를 약속했던 ‘채상병 특검법’은 여당 위원들의 불참 속에 1차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 1소위원회가 열렸다. 법사위 야당 간사인 김승원 의원은 “6월 21일 법사위 전체회의에 채상병 특검법을 올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야권 관계자는 “채상병 특검법이나 이 대표가 추진하는 민생회복지원금 등 법안들은 앞으로 법사위에서 살라미 방식으로 통과되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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