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빌 게이츠, 원전에 ‘풀베팅’…“수십억 달러 추가 투자 예정”

입력 2024-06-17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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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츠 투자 테라파워, 지난주 첫 상업용 원자로 건설 착공
“10억 달러 넘게 투자했고 앞으로도 계속
美대선 누가 당선되든 차세대 원전 개발 지장 없어”
아사히 “일본 정부, 원전 증설 허용 검토”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가 지난달 7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글로벌솔루션서밋에서 발언하고 있다. 베를린/AP뉴시스
차세대 원자력발전소 개발을 위한 세계 각국의 노력이 가속하고 있다. 일본 정부의 원전 증설 검토 소식이 전해진 데 이어 미국에선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가 원전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히면서 원전 르네상스에 앞장서고 있다.

16일(현지시간) 게이츠는 미국 CBS의 ‘페이스 더 네이션’에 출연해 “지난주 테라파워는 와이오밍주에서 첫 번째 상업용 원자로 건설 착공식을 열었다”며 “나는 10억 달러(약 1조3890억 원) 이상을 투자했고 앞으로도 수십억 달러를 추가로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테라파워는 게이츠가 만든 원전 기업으로, 2008년부터 단순하고 저렴한 원자로를 연구해 왔고 2030년 신형 원자로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애초 미국 에너지부의 지원을 받아 2028년 새 원전을 가동할 것으로 기대됐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로부터 우라늄을 공급받기 어려워지면서 시한도 늦춰졌다.

게이츠는 “러시아산 우라늄에 의존하는 것은 현재 어렵다”며 “테라파워는 미국과 동맹국으로부터 원자로 연료를 공급받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영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 캐나다로부터 우라늄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테라파워는 우리나라 SK㈜도 투자한 차세대 소형모듈원자로(SMR) 기업으로 냉각재로 물 대신 액체 나트륨을 채택해 발전 효율을 높인 4세대 원전을 개발하고 있다.

▲미국 에버렛의 테라파워 연구소에서 연구원이 작업하고 있다. 에버렛(미국)/AP뉴시스
11월 미국에서 대통령선거가 열리는 가운데 게이츠는 누가 당선되든 차세대 원전 개발에는 지장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내년 워싱턴D.C.에서의 세력 균형과 무관하게 차세대 원자력 프로젝트는 계속될 것이라고 매우 확신한다”며 “원자력에 대한 지지는 양쪽 모두에서 매우 인상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원자력은 기후를 넘어서는 이점이 있다”며 “민주당원은 청정 에너지원으로서의 가치를 보고 있고, 공화당원은 에너지 안보에 관심을 가질 수 있다”이라고 언급했다.

나아가 “원자로를 가장 많이 건설하는 국가는 중국이지만, 미국이 혁신력을 활용한다면 시장을 이끌기 쉬워질 것”이라며 “선두를 유지하기 위해 외국 경쟁자들을 앞지르려면 변화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차세대 원전 경쟁자 중 하나인 일본에선 이미 정부 차원에서 변화 조짐을 보인다. 전날 아사히신문은 노후화된 원전이 폐쇄됨에 따라 경제산업성이 원전 확장을 허용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당국이 3년마다 개정하는 ‘에너지 기본계획’에 이 같은 내용이 담길 가능성이 크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일본에서 원전 증설은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인해 정치적으로 민감한 문제로 통한다. 현 국가 에너지 전략에도 원자력 의존을 최대한 줄인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다만 기시다 후미오 내각은 지난해 각의에서 차세대 원전 개발 계획을 공표하고 변화를 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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