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울란바토르에 ‘몽골황제 주치의’ 독립운동가 이태준기념관 건립

입력 2024-06-16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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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운동가 이태준 지사 (공훈전시사료관 홈페이지)

정부가 몽골 마지막 황제의 주치의이자 독립운동가였던 대암 이태준 지사의 기념관을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에 짓고 있다.

16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국가보훈부는 총사업비 19억6000만 원을 투입해 연면적 1520㎡ 규모의 기념관을 건립하고 있다. 지하 1층, 지상 2층으로 구성된 기념관에는 전시관, 수장고, 사무실, 강당, 교육실 등이 마련된다. 보훈부는 올해 말 공사를 마무리하고 광복 80주년에 맞춰 내년 상반기 개관한다는 계획이다.

보훈부는 “이태준 선생은 몽골에서 각지의 애국지사들과 연계해 독립운동을 전개한 애국지사이자 몽골에서 한국의 슈바이처로 불리며 한‧몽 우호 관계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인물”이라며 “몽골 유일의 독립운동 사적지인 이태준 기념공원 부지 내 이태준기념관 신축을 통해 한‧몽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고 이태준 선생의 애국정신을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몽골 마지막 황제의 주치의이자 독립운동가였던 이태준 지사의 기념관을 몽골 현지에 국비로 짓고 있다. (연합뉴스)

이 지사는 1883년 경남 함안군 군북면에서 출생했다. 1907년 세브란스 의학교에 입학해 약 3년 9개월 만에 졸업했다. 이 지사는 세브란스 의학교 재학 중 안창호 선생의 권유로 비밀청년단체인 청년학우회에 가입했다.

1910년 일본이 국권을 강탈하자 이 지사는 이듬해 중국 난징으로 망명했다. 당시 중국 신해혁명의 영향을 받은 많은 애국지사가 중국을 망명지로 택했다. 중국 기독회 의원에서 근무하던 이 지사는 1914년 난징을 떠나 몽골 고륜(현재의 울란바토르)로 이주해 ‘동의의국’이라는 병원을 개업했다.

이 지사는 당시 라마교의 영향으로 미신적 치료법에 의존하던 몽골인들에게 근대적 의술을 선보이며 크게 활약했다. 이후 몽골의 마지막 황제인 보그드 칸의 주치의가 됐다. 1919년에는 ‘에르데니 인 오치르’라는 국가 최고 훈장을 받았다.

몽골에서 입지를 다진 이 지사는 중국 하북성 장가구와 고륜을 오가는 애국지사들에게 숙식과 교통 등 편의를 제공했다. 또 신한청년당 대표로 파리강화회의에 참여하는 김규식에게 독립운동 자금을 지원하기도 했다. 1921년에는 의열단에 가입해 폭탄 제조 기술자를 소개했다.

이 지사는 1921년 38세의 나이에 러시아 군대에 의해 피살됐다. 정부는 이 지사의 공적을 기려 1990년 대한민국 건국훈장 애족장을 추서했다. 2017년에는 위패를 국립서울현충원으로 모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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