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 유튜브 전략…"뜨려면 회사명 숨겨라"

입력 2024-06-0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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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명 드러내지 않는 ‘신비주의’ 전략

▲컬리 117(일일칠) 채널 중 '덱스의 냉터뷰' 코너 장면. 지난해 9월 공개된 트와이스 사나와의 인터뷰 영상(32분 분량)은 9일 기준 1030만 회를 넘어섰다. (사진=유튜브)

컬리 117채널 '덱스의 인터뷰' 인기
GS25ㆍCU도 브랜드 노출 최소화
마케팅 극대화ㆍ브랜드 친밀감 제고

최근 유통업계가 자체 제작 콘텐츠 등에 기업명을 노출시키지 않는 이른바 ‘신비주의’ 전략을 택하고 있다. 자연스러운 콘텐츠를 고객에게 제공해 기업 선입견이나 광고 거부감을 최소화시켜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계산이다.

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컬리 자사 유튜브 채널인 ‘일일칠(117)’의 누적 조회수는 4억7776만 회를 넘어섰다. 구독자 수도 40만 명에 육박했다.다. 채널 117은 저녁 11시부터 아침 7시까지 취향에 집중하는 사적인 시간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식문화를 중심으로 주변의 인물, 문화, 라이프스타일 전반의 이야기를 다룬다. 덱스가 게스트를 만나 음식에 대한 얘기를 나누고 그의 냉장고를 통해 요리를 하는 ‘덱스의 냉터뷰’가 대표 콘텐츠다. 2021년 11월 4일 개설한 채널임에도 컬리는 구독자가 10만 명을 넘어서기 전까지 컬리의 색을 드러내지 않았다.

편의점업계도 웹 예능을 적극 내놓고 있지만 자체 브랜드 홍보는 눈에 잘 띄지 않는다. 유튜브 채널 ‘이리오너라’를 운영 중인 GS25는 지난달 총 5부작의 연애 임파서블을 선보였다. 연애 임파서블은 라이벌 집단 간 소개팅을 통해 사랑과 장벽 사이에서 고민하는 남녀 간 심리를 보여주는 리얼 관찰 콘텐츠다. 현재 이리오너라의 구독자는 102만 명, 누적 조회수는 1억6291만 회에 달한다. 편의점 CU가 운영하는 씨유튜브는 현재 구독자 82.9만 명, 누적 조회수 2억4371만 회를 기록 중이다. 올 초에는 웹 예능 콘텐츠 ‘그르르 갉: 깊대’를 론칭하기도 했다.

유통사들이 이처럼 채널이나 프로그램만 들어서는 언뜻 떠올리기 어려운 콘텐츠를 통해‘신비주의’ 전략을 택하는 배경에는기업에 대한 소비자들의 선입견이나 광고 거부감을 최소화시켜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의도가 담겨 있다. 게다가 브랜드 친밀감과 팬덤도 형성할 수 있다.

특히 벨리곰으로 히트를 친 롯데홈쇼핑 사례 이후 이 전략이 대세가 됐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벨리곰은 2018년 MZ세대 직원을 대상으로 진행한 사내 벤처 프로그램이었음에도 당시 유튜브 채널(벨리곰TV)에서는 ‘롯데’라는 단어를 쓰지 않았다.이후 3년 만에 110만 명이 넘는 팬덤을 보유하며 인기 캐릭터 반열에 올랐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신비주의 전략의 목표는 브랜드에 갇히지 않고 사람들이 누구나 편하게 채널과 콘텐츠에 접근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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