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형 조선사들, 실적 개선세에도 ‘미래 불투명’ 우려 나와

입력 2024-06-03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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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형 조선사들, 1분기 실적 개선
재작년 수주 성과 올해 본격화
작년 수주 급감하며 내년 수익 우려
“RG 한도 증가 등 정부 지원 필요”

▲케이조선이 수주한 5만 톤(t)급 석유화학제품 운반선의 모습. (사진제공=케이조선)

HJ중공업, 대선조선, 케이조선을 비롯한 국내 중형 조선사들의 올 1분기 실적이 전년 대비 개선된 것으로 집계됐다. 중형 조선사도 조선업 호황에 영향을 받는 상황이지만, 업계는 지난해 중형 조선사들의 수주가 감소한 점 등을 들며 성장세가 빠르게 끝날 수 있다고 우려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HJ중공업, 대선조선, 케이조선 등은 올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HJ중공업은 영업이익 119억 원으로 전년 동기(110억 원 적자) 대비 적자 전환에 성공했으며, 케이조선은 25억 원으로 전년 동기(17억 원)보다 영업이익이 소폭 늘었다. 대선조선은 29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지만, 전년 동기(285억 원 영업손실)와 비교하면 적자 폭을 대폭 개선하는 데 성공했다.

중형 조선사들은 그간 10년 가까운 기간 적자를 이어왔는데, 2022년부터 기존 대비 높은 가격으로 선박 수주에 성공하기 시작했다. 재작년의 수주 성과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수익에 영향을 미친 모양새다.

하지만 이와 같은 실적 개선세가 장기간 지속되긴 힘들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가 발표한 ‘중형조선사업 2023년도 동향’에 따르면 국내 조선업이 호황기에 진입했음에도 2023년 기준 중소 조선사들의 중형선박 수주량은 전년 대비 약 35% 감소했다. 대형사들과 달리 중소 조선사들은 중형선박이 주력 상품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 선박에 비해 전 세계적인 중형 선박 발주량은 회복이 더딘 것은 맞다”면서도 “그럼에도 조금씩 회복 중인 상황에서 지난해 수주량이 감소한 것은 분명한 적신호”라고 설명했다.

2023년도 수주 선박이 2025~2026년 즈음 건조가 완료될 것을 고려하면 내년부터 중형 조선사들의 수익이 건조 물량 감소 영향으로 다시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

업계에서는 중형 조선사들의 수주 부진으로 인한 불황 진입을 막기 위해선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정부에서 선수금환급보증(RG) 한도를 늘려 중형사들의 수주 능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RG는 조선사가 선박을 정해진 기한 내 건조하지 못하거나 파산하면 발주처가 조선사에 지급한 선수금을 대신 물어주겠다고 보증하는 것이다.

이미 산업통상자원부는 4월 중형조선사의 특례보증 비율을 70%에서 85%로 상향 조정하는 내용을 담은 ‘조선산업 금융지원 확대 방안’을 발표했다. 또한, 지난달에는 조선업계 간담회를 열고 선수금환급보증(RG) 발급기관 확대를 검토하고 시중은행에는 보증 규모를 현행 2000억 원에서 3000억 원으로 늘리는 방안을 주문한 상태다.

그럼에도 업계에서는 중형사들의 수주 역량 강화를 위해 RG 규모를 더 늘려야 한다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금융권과의 논의를 통해 RG 한도를 늘리는 등 중형 조선사에 대한 정책 지원을 강화하고 있지만, 아직 부족한 상황”이라며 “중형 조선사에 대한 RG 한도 3000억 원은 대형 조선사 RG 한도에 비하면 5%도 채 되지 않는 규모로 이보다 더 늘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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