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 너무 컸나…“AI 혁명 이미 힘 빠지고 있다” 경계론 나와

입력 2024-06-02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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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려진 혁신 속도·과도한 비용 등 요인
AI 모델 추가 학습할 데이터 부족
IT 업계, 작년 AI 훈련에 500억 달러 투입
관련 매출 30억 달러 그쳐
“오픈AI 적은 매출, 유용성 제한적 시사”

▲챗GPT가 생성한 이미지 앞에 오픈AI 로고가 보인다. AP뉴시스
생성형 인공지능(AI)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AI 혁명’이 이미 힘을 잃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AI가 할 수 있는 일이나 창출할 이익이 제한돼 투자자들이 곧 상당한 실망감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일(현지시간) 경고했다.

생성형 AI는 여전히 시장이 가장 많이 주목하는 분야다. 지난주 엔비디아는 눈부신 실적을 발표했고,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내년에는 인간 지능 수준의 AI가 나올 것이라고 자신했다. 거대 기술기업들은 AI 전용 칩을 여유 있게 구매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그럼에도 AI 혁명에 경계론이 퍼지는 이유로 WSJ는 우선 느려진 AI 혁신 속도를 꼽았다. 오픈AI의 챗GPT나 구글 제미나이와 같은 거대언어모델(LLM)은 엄청난 양의 텍스트를 소화하면서 작동하고 있다. 그러나 기업들이 이미 인터넷 전반에 걸쳐 AI 모델을 훈련하고 있는 상황에서 모델이 추가로 흡수할 데이터가 부족하다는 것이 문제다.

이러한 이유로 엔지니어들은 차세대 AI 훈련을 위해 다른 AI가 생성한 데이터인 ‘합성 데이터’에 눈을 돌리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접근법은 더 나은 AI 모델을 만드는데 별다른 효과가 없다는 것이 이미 여러 사례로 증명됐다.

WSJ는 “다양한 AI 모델의 성능 격차가 줄어들고 있다는 연구도 혁신이 느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심지어 메타의 무료 모델도 능력 테스트에서 타사 유료 AI를 따라잡고 있다”고 전했다.

AI 실행 비용이 지나치게 비싸다는 점도 저해 요인이다. 실리콘밸리 대표 벤처캐피털인 세쿼이아에 따르면 기술업계는 지난해 AI 훈련을 위해 엔비디아 반도체 구매에 500억 달러(약 69조 원)를 지출했지만, 관련 매출은 30억 달러에 그쳤다. 이 집계는 업계가 AI 버블에 빠졌다는 주장에 자주 인용되고 있다.

생각보다 유료 AI 적용 범위가 좁다는 점도 문제다. MS와 링크드인이 최근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사무직 근로자 4명 중 3명이 현재 직장에서 AI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또 다른 조사에선 기업의 약 3분의 1이 최소 하나의 AI 도구에 비용을 내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AI를 이용 중인 노동자와 AI에 돈을 내는 조직 사이에 큰 격차가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또 다른 사례로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해 오픈AI의 매출을 최소 20억 달러로 추산했다. 이는 오픈AI의 현 기업가치가 900억 달러에 달하는 것과 비교하면 여전히 큰 차이를 보인다.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의 피터 카펠리 경영학 교수는 “이는 AI가 그간 홍보돼 온 생산성 향상에 거의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이유로 일부 회의론자들은 AI 열풍을 1990년대 후반 닷컴버블이 발생하기 전 광섬유에 투자 붐이 일었던 것과 비교하고 있다.

WSJ는 “AI는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데 탁월하다”며 “그러나 사용자들이 계속 머물게 할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 유용성이 아직 제한적임을 의미한다”고 부연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련의 요인 중 어느 것도 AI가 장기적으로 어떠한 일자리나 산업도 변화시키지 못할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며 “다만 대기업의 엄청난 투자가 우리 삶과 경제에 AI가 엄청 빠르게 채택될 것이라는 생각에 기초한다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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