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환자원 실천하는 유럽현장③] 유럽은 앞서가는데…김진만 교수 “한국, 대체원료 사용 비율 늘려야”

입력 2024-05-27 14:07수정 2024-05-27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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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만 시멘트그린뉴딜위원회 위원장(공주대 건축학부 교수)이 23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전 세계 시멘트 산업 탄소중립 추진 동향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시멘트협회)

“국내 시멘트 산업의 온실가스 감축 전략의 속도는 유럽과 분명한 차이가 있다. 발 빠른 대응은커녕 오히려 뒤처지고 있어 우려스럽다.”

김진만 시멘트그린뉴딜위원회 위원장(공주대 건축학부 교수)은 23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한국 취재진과의 간담회에서 “시멘트 산업에 대한 국내 인식수준은 여전히 ‘굴뚝산업’에 머물러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시멘트 산업에서 클링커 비율 감축 등 원료 전환과 순환자원을 유연탄 대체 열원으로 사용하는 연료 전환 등은 산업적으로 최대한 빨리 활용할 수 있는 탄소중립 기술로 꼽힌다. 그러나 한국에선 대체원료에 대한 규제로 인해 저탄소 시멘트를 찾아보기 어렵다.

김 위원장은 “철강 산업에서 발생하는 슬래그를 시멘트와 혼합한 슬래그시멘트 한 종류에 불과한 국내와 달리 유럽은 다양한 혼합재를 활용해 석회석 비중을 최대한 줄인 혼합시멘트를 생산해 온실가스 배출을 최대한 차단한다”고 짚었다.

한국은 시멘트 원료로 고로슬래그, 플라이애시, 포졸란, 석회석미분말 중 2종류만 최대 10%까지 제한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반면 유럽은 이를 포함해 폐콘크리트, 실리카흄, 번트쉐일 등 총 10종을 자유롭게 혼합해 최대 36%까지 넣을 수 있다.

김 위원장은 “국내 혼합재 사용 기준은 유럽보다 종류와 사용량이 현저히 낮다”며 “국내 시멘트 업계의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KS 기준 완화를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유럽의 경우 가연성 폐기물의 화석연료인 유연탄 대체가 순조롭게 이어지고 있다. 독일은 최대 100% 연료 대체가 이뤄진 시멘트 공장도 등장했다. 반면 국내 시멘트 업계의 연료 대체율은 35%에 불과하다.

김 위원장은 “대체율 제고가 시급한데 국내 실정은 지지부진하다”며 “관련 제도적 장치를 빨리 마련하고, 동시에 개별 기술들은 고도화해 경제성 확보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2030년까지 단기 목표와 2050년까지 장기 목표로 구분해 접근해야 한다는 제언도 내놨다. 단기적으로는 석회석을 가열해 만드는 클링커 비율을 줄여 일반 포틀랜드 시멘트의 사용을 감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유럽과 달리 국내 건설, 건축문화는 석회석 기반의 보통시멘트 비중이 90%를 넘는다”며 “이는 상대적으로 온실가스 감축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화석연료를 대체하는 순환자원 재활용과 바이오매스 사용 증대도 단기적인 목표다.

탄소 포집ㆍ활용ㆍ저장(CCUS) 기술과 순산소 연소, 수소연료 확대 등 시멘트 생산공정 개선에 대한 도전은 장기적 측면에서 중요한 수단이 될 전망이다.

김 위원장은 “탄소중립은 한 순간에 달성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며 “반드시 지속가능한 발전의 토대를 마련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리스, 오스트리아는 물론 프랑스, 독일 등 EU 소속 국가들이 시멘트 산업에 막대한 투자를 마다하지 않고 지원‧육성하려는 의도를 잘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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