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총 “파견대상 업무에 ‘직접 생산 공정’ 포함해야”…현행법 개정 요구

입력 2024-05-20 11:00수정 2024-05-20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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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ESG 경영위원회 위원장)이 9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24년 제1차 ESG 경영위원회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현행법에서 정하는 ‘파견대상 업무’ 범위를 대폭 확대해 사내 하도급을 유연하게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20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파견제도의 문제점과 개선방향’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우리 경제의 성장잠재력 회복을 위해서는 노동시장 유연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현행 파견법상의 엄격한 파견규제와 법원의 사내 하도급 불법파견 판단은 오히려 노동시장 경직성을 심화시켜 경쟁력 제고와 일자리 기회 확보를 어렵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행 파견법이 정하는 파견 대상 업무는 32개. 이에 경총은 제조업 직접 생산 공정을 비롯해 파견 대상 업무를 현장 수요에 맞게 확대하고, 파견법상 파견기준을 명확히 규정해 불법파견 혼란을 방지하고 적정 사내 하도급 활용을 보장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최근 경총이 주요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응답 기업 중 제조업체의 81%가 제조업 직접 생산 공정 업무에 파견을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희망 업무는 △포장ㆍ후처리 △원료ㆍ자재 투입 및 분류 △재료ㆍ부품·제품 운반/이ㆍ배송/출하 △조립 △검사 △설비 유지 및 보수 등으로 나타났다.

같은 조사에서 응답 기업들은 현행 32개 파견 대상 업무 외의 업무에 파견을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희망 업무로는 △일반 사무 △단순 노무 △자재ㆍ물류 관리 및 운송 △설치 및 수리 등을 꼽았다.

경총은 법원이 도급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지시도 파견법상의 지휘ㆍ명령으로 판단하는 등 파견법 확대 적용으로 사내하도급 활용이 제약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법원은 사내하도급에 대한 불법파견 판단에 있어 도급목적 달성을 위해 제공된 작업표준 등도 근로자파견관계에서의 지휘ㆍ명령으로 판단하고 있다.

최근에는 생산관리시스템(MES, Manufacturing Execution System)을 지휘권의 행사로 봐 근로자 파견관계로 인정하는 판결이 나와 산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주요 선진국의 경우, 파견 대상 업무에 대한 제한이 거의 없고 사내 하도급의 자유로운 활용을 보장하고 있다.

경총은 “글로벌 수준에 맞춰 현행 파견 대상 업무 규제를 폐지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해 나갈 필요가 있다”며 “우선적으로 산업현장 수요에 상응해 파견 대상 업무를 확대하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시행령 개정을 통해 32개 업무 외 추가적으로 파견 대상 업무를 확대할 필요가 있고, 독일, 일본 등 경쟁국 사례와 산업현장의 수요를 감안해 제조업 직접 생산 공정 업무에도 파견을 허용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현행 파견법상 파견관계의 개념을 보다 명확히 규정해 도급관계에 파견법을 무리하게 적용해 불법파견으로 판단하는 것을 방지하고 적정 사내 하도급 활용을 보장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현행 파견법 제2조 제1호는 ‘사용사업주의 지휘ㆍ명령’을 ‘사용사업주의 직접적이고 배타적인 지휘ㆍ명령’으로 명확히 규정하고 있다.

원청회사가 작업지시서나 MES 등 전산적 방식 등을 통해 도급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정보를 제공하는 경우, 하청 회사의 사용자나 현장대리인이 현장에 상주하면서 지휘 명령하는 경우 등을 파견법에 따른 지휘·명령으로 보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경총은 제안했다.

황용연 경총 노동정책본부장은 “산업 환경이 급변하면서 기업이 인력과 업무를 외부화하는 것은 필수적인 경영 활동”이라며 “현행 파견 제도를 개선해 기업과 근로자가 새로운 일자리 수요와 경기변동에 대응하고 도급과 같은 다양한 생산방식 보장을 통해 경영효율을 높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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