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배터리, 전기차 캐즘에도 1분기에만 7조원 투자… 2분기부터 속도조절 할 듯

입력 2024-05-19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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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3사, 1분기 6.9조 원 시설투자 집행
R&D 비용도 전년 동기 대비 소폭 증가
공장 가동률은 ‘뚝’…투자 속도 조절 들어갈 듯

▲LG에너지솔루션 미국 애리조나 공장 조감도 (제공=LG에너지솔루션)

국내 배터리 3사가 전기차 수요 위축 속에서도 1분기에만 7조 원에 달하는 투자를 집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전기차 캐즘(Chasm·대중화 전 일시적 수요 정체 현상) 구간이 본격화함에 따라 2분기부터는 투자 속도 조절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19일 각 사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의 1분기 합산 시설투자 규모는 약 6조9375억 원으로 집계됐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1분기 신·증설과 품질 강화 투자 등에 2조9075억 원을 사용했다. 지난해 1분기 투자액 1조8104억 원과 비교하면 60.6% 늘어난 수준이다.

삼성SDI는 에너지솔루션(전지) 사업부문을 중심으로 생산능력(CAPA) 증대를 위한 건물과 설비 등 시설투자에 1조6000억 원을 투입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투자 규모는 6188억 원이다.

SK온은 분기별 투자 금액을 공개하지 않지만, 작년 말까지 기지출한 금액을 고려하면 1분기 투자 자금은 약 2조4300억 원으로 추산된다. 2011년부터 현재까지 소요된 자금은 총 38조1375억 원에 달한다.

전방 수요 둔화로 인한 매출 하락에도 1분기 연구개발(R&D) 비용 역시 전년 동기 대비 소폭 늘었다. 작년 1분기와 비교하면 LG에너지솔루션은 2262억 원→2534억 원, 삼성SDI는 3088억 원→3374억 원으로 각각 증가했다.

다만 2분기부터는 배터리 업계의 투자 속도 조절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전기차 불황으로 배터리 회사들의 실적이 크게 꺾인 것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5.2% 감소한 1573억 원을 기록했다. 미국에서 받은 첨단제조생산 세액공제(AMPC)를 제외하면 사실상 300억 원대 적자다. SK온도 1분기 3351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삼성SDI는 작년 1분기보다 실적이 28.8% 하락했으나 3사 중 그나마 선방했다는 평가다.

공장도 멈췄다. 1분기 LG에너지솔루션의 공장 평균 가동률은 57.4%로, 전년 동기(77.7%) 대비 20.3%p 떨어졌다. SK온은 같은 기간 96.1%에서 69.5%로 26.6%p나 급락했다.

회사들도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투자 속도 조절을 시사했다.

하반기 손익분기점(BEP) 달성을 목표로 하는 SK온은 유럽과 중국의 증설 시점을 탄력적으로 조정하는 한편, 재무 부담 해소를 위해 외부 차입과 AMPC 유동화 등 다양한 재무적 옵션을 검토할 방침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당초 작년 10조9000억 원과 유사한 수준의 투자를 계획했지만, 우선순위를 재검토하기로 했다. 이창실 LG에너지솔루션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북미 등 필수적인 신·증설 투자에는 선택과 집중을 하되, 투자 규모 및 집행 속도를 조정해 캐팩스(CAPEX·시설투자) 규모를 낮추고자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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