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준 언제 내리나…아시아, 강달러에 통화가치 방어 안간힘

입력 2024-05-13 17:04

  • 작게보기

  • 기본크기

  • 크게보기

“구두 개입ㆍ금리 인상 등 조치”
일본ㆍ한국 당국 개입 추정
인도네시아 깜짝 금리 인하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3월 20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워싱턴D.C./로이터연합뉴스

아시아 각국 정부가 올해 미국 달러화 강세로 인한 자국 통화 가치 하락을 막기 위해 점점 더 많은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닛케이아시아가 13일 보도했다.

견조한 미국 경제 성장세로 연초만 해도 6월로 예상됐던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정책금리 인하 시점이 연내도 불투명하자 달러화가 강한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준이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정책금리를 인하할 확률은 8.5%이며, 7월 회의에서는 33%로 집계됐다.

이에 아시아 당국자들은 구두 경고부터 금리 인상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달러 강세에 대응하고 있다. 미국 경제가 둔화될 때까지 시간을 벌기 위함이라고 닛케이는 해석했다.

일본 엔화는 올 들어 이달 10일까지 약 4개월여 동안 달러 대비 가치가 9.4% 하락, 주요 12개국 가운데 절하폭이 가장 크다. 실제 지난달 29일에는 엔ㆍ달러 환율이 1990년 4월 이후 34년 만에 처음으로 1달러당 160엔을 넘어선 데 이어 5월 1일에도 160엔을 돌파했다. 당시 엔화 가치가 급등락하면서 일본은행(BOJ)이 엔화 약세에 대응해 시장에 직접 개입한 것으로 추정됐다.

미즈호증권의 오모리 쇼키 수석 전략가는 “엔화 약세를 반전시킬 마땅한 해결책이 없다”면서 “펀더멘털이 변할 때까지 엔화 숏 베팅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본은행이 기준금리를 한꺼번에 50bp(bp=0.01%포인트) 인상하고 단기 채권 매입을 줄이지 않는 한 엔화를 이용한 캐리 트레이드는 여전히 매력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즈호증권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7월까지 17.5%, 10월까지 25%로 보고 있다.

한국도 원화가 가파른 약세를 띠면서 당국이 개입한 것으로 관측됐다. 닛케이는 한국의 지난달 외환보유고가 전달에 비해 60억 달러 감소했는데, 이는 부분적으로 원화 가치 하락을 막으려는 정부의 노력 때문이라고 전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7일 외환보유액 통계를 발표하면서 “외환시장 안정화 노력, 분기 말 효과 소멸에 따른 금융기관 외화예수금 감소, 기타 통화 외화자산의 미국 달러 환산액 감소 등이 겹친 결과”라고 설명했다.

앞서 기획재정부와 한은은 지난달 원ㆍ달러 환율이 약 1년 반 만에 처음으로 1400원에 도달하자 급격한 환율 변동을 경고하면서 구두 개입을 했다. 원ㆍ달러 환율은 현재 1369원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인도네시아 중앙은행(BI)도 루피아 약세를 저지하기 위해 정책금리를 깜짝 인상했다. BI는 지난달 24일 통화정책 회의 후 기준금리로 쓰이는 7일물 역환매조건부채권(역RP) 금리를 연 6.00%에서 6.25%로 0.25%포인트(p) 올렸다. 작년 10월 이후 6개월 만의 인상이며, 2016년 7일물 역RP 금리를 기준금리로 삼은 후 가장 높은 수준이 됐다.

페리 와르지요 BI 총재는 “환율이 2분기에는 달러당 1만6200루피아 부근에서 안정세를 유지하고, 3분기에는 평균 1만6000루피아, 4분기에는 중앙은행의 정책 대응으로 평균 1만5800루피아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그가 이례적으로 환율 전망에 대한 구체적인 가이드를 제시한 것은 그만큼 통화 가치를 방어해야 한다는 압박이 컸다는 분석이다.

깜짝 금리 인상 전 거의 1만6300달러까지 상승한 루피아ㆍ달러 환율은 현재 1만6000달러 선을 중심으로 매매되고 있다.

인도 루피도 작년 10월쯤부터 인도중앙은행(RBI)에 의해 집중적으로 관리되며 83달러대의 좁은 범위에서 거래되고 있다고 싱가포르ING의 아시아태평양 담당 롭 카넬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말했다.

카넬은 “말레이시아를 제외한 아시아의 모든 중앙은행과 지방은행이 충분한 외환보유고의 기준인 6개월 이상의 수입을 충당할 수 있는 외환보유고를 보유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말레이시아 링깃화는 2월에 26년 만의 최저치인 달러당 4.7965링깃까지 절하된 후 4.737링깃에 거래되고 있다. 링깃화 약세는 달러 강세, 말레이시아 경상수지 흑자 감소, 약세를 보이고 있는 중국 위안화와의 강한 상관 관계 등에서 비롯됐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