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어가는 중국 농민공…‘제조 대국’ 지위 흔들

입력 2024-05-07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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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공 30% 50세 이상·평균 연령 43세
고령화에 제조업 이탈 및 인건비 상승 부채질
생산비 우위 약화…‘차이나 플러스 원’ 가속화

▲각국 제조업 부문 인건비 증가 추이(월 기본급 기준). 초록색=중국, 회색=태국, 겨자색=필리핀, 점선=베트남. 출처 니혼게이자이신문
중국의 인구통계학적 위기가 ‘글로벌 제조강국’의 지위를 흔들고 있다. 값싼 노동력의 원천이었던 농민공의 고령화 추세가 뚜렷해졌기 때문이다. 이는 일손 부족과 인건비 상승으로 이어져 중국 생산 비용의 확실한 비교우위가 흐릿해지고 있다.

6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중국 국가통계국은 최근 발표한 통계에서 지난해 총 농민공 수가 2억9700만 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농민공은 중국에서 고향인 농촌을 떠나 도시 지역에서 일하는 돈벌이 노동자를 일컫는다. 1978년 개혁개방 때 풍부하고 값싼 노동력의 원천이 됐으며, 중국이 ‘세계의 공장’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문제는 농민공 집단에서도 고령화 추세가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50세 이상의 농민공 비율은 전체 31%로, 관련 집계가 시작된 2008년 대비 3배나 높아졌다. 평균 연령도 43세로 2008년 대비 9세나 올랐다.

농민공들의 고령화 추세는 제조업 이탈로 이어졌다. 일용직 노동자가 직업을 찾아 모이는 중국 베이징 마코마바시에는 자동차 공장, 전자부품 공장 등 다수의 제조업 구인 광고가 붙어있었지만 대부분 외면받았다. 중국 산둥성 출신의 50대 A씨는 “예전에는 가구 공장에서 일했지만 나이가 든 지금은 무리다”며 “부담이 적은 경비 일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제조업에서 일한 농민공은 전체 28%에 불과했다. 15년 전과 비교했을 때 10%포인트(p)나 떨어진 수치다. 반면 제조업보다 급여가 적은 도·소매, 숙박, 음식 등 3차 산업에서 농민공 비율은 54%로, 10년 전보다 11%p 뛰었다.

가뜩이나 젊은이들의 화이트칼라 업종 지향으로 외면받던 제조업의 인력난은 한층 심각해졌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2021년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전국 9만 개 이상의 제조사 가운데 44%가 채용난을 최대 경영 문제로 꼽았다. 인력자원·사회보장부는 자동차 등 주요 제조업의 노동력이 2025년에는 3000만 명 부족할 것으로 내다봤다.

닛케이는 제조업의 일손 부족은 인건비 상승을 부채질해 제2의 중국을 찾는 ‘차이나 플러스 원’ 움직임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민간 제조업의 평균 임금은 2022년 기준으로 10년 전보다 2.4배 높아졌다. 저렴한 노동력을 제공해 온 농민공의 지난해 평균 월수입도 10년 전보다 80% 올랐다.

외국과 비교해도 중국의 생산비 증가가 눈에 띈다. 일본무역진흥기구(JETRO)의 조사에 의하면, 중국에 진출한 일본계 제조업체에서 일하는 근로자의 기본급은 2023년 월 576달러였다. 10년 전만 해도 태국과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지금은 태국보다 40%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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