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5년 여만의 유럽 순방…“험난한 여정 직면”

입력 2024-05-06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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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고립화에 맞서 유럽 우군 포섭 노력 일환
5년 전과 달리 유럽의 중국에 대한 경계 커저
공급망 탈중국 앞장선 EU 집행위원장 만날 예정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부인 펑리위안 여사와 5일(현지시간) 파리 남부 오를리공항에 도착해 손을 흔들고 있다. 파리/EPA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5일(현지시간) 파리에 도착해 엿새 간의 프랑스·세르비아·헝가리 등 유럽 3국 순방을 시작한다. 시진핑의 유럽 방문은 2019년 3월 이탈리아·모나코·프랑스 방문 이후 5년 여 만이다.

이에 대해 CNN은 시 주석이 5년여 전 방문했을 때와 같은 화려한 의전은 유지되겠지만 중국에 대한 유럽에 대한 시각이 극적으로 바뀐 만큼 험난한 여정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진핑은 이날 오후 전용기편으로 파리에 도착해 7일까지 이어지는 프랑스 방문 기간에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과 3자 회담도 할 예정이다.

시 주석의 이번 방문은 미국의 중국에 대한 외교적, 경제적 고립 전략이 계속되는 가운데 유럽 국가 내 우군들을 포섭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다가오는 미국 대선 결과에 대한 불확실성 속에서 유럽이 미국과 더 가까워지지 않도록 하려는 의도도 깔려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실제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프랑스 유력 일간지 르피가로에 기고글을 올려 “프랑스와 다른 국가 기업들의 중국 투자를 환영한다”면서 친화적인 제스처를 적극적으로 취했다.

기고에서 그는 또 “중국은 세계에 더 많이 개방하고 프랑스 및 다른 나라들과 협력을 심화할 것”이라면서 “이를 위해 중국의 제조업 분야를 완전히 개방했으며, 통신과 의료, 기타 서비스에 대한 시장 접근성을 확대하기 위해 더 빠르게 움직일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가브리엘 아탈 프랑스 총리가 5일(현지시간) 파리 남부 오를리공항에 도착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와 부인 펑리위안 여사를 영접하고 있다. 파리/AFP연합뉴스

하지만 중국에 대한 EU의 기류는 심상치 않다. 중국의 글로벌 야망에 대한 의혹이 커지고 있다는 진단이다. 중국과의 잠재적인 대규모 무역 대결에 대비하는 등 경제적 불만과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의 관계 심화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 몇 주 동안만 보더라도 EU는 중국의 풍력 터빈과 의료 장비 조달에 대한 무역 조사를 시작했고, 보조금 조사의 일환으로 중국 보안 장비 제조업체인 누크테크의 사무실을 급습했다. 독일과 영국도 최근 중국과 관련된 스파이 활동 및 관련 범죄 혐의로 최소 6명을 체포하거나 기소했다. 이탈리아는 작년 12월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협약에서 공식 탈퇴했다.

무엇보다 시 주석의 이번 유럽 순방은 그의 가장 강경한 비판자 중 한 명과 함께 시작될 예정이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에 이어 만날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핵심 기술 확보에 대한 우려로 공급망을 ‘탈중국화’하자는 EU의 목소리를 높이는 데 앞장섰으며, 프랑스의 지원을 받아 중국산 전기차의 EU 유입에 대한 고강도 반보조금 조사를 추진하고 있다.

중국은 올해 초 EU에서 수입한 브랜디의 가격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는데, 이는 프랑스의 코냑 부문에 타격을 줄 수 있으며 이번 조사에 대한 보복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CNN은 시 주석이 이번 만남에서 첨단 기술에 대한 중국의 접근을 원천 차단하는 미국의 ‘디리스킹’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강조할 것으로 관측했다. 이와 함께 중국의 과잉 생산과 보조금에 대한 유럽의 우려를 반박하고 대신 화석 연료 사용을 줄이기 위한 유럽 및 글로벌 노력에서 중국 전기차가 할 수 있는 역할을 강조할 가능성이 높다고 짚었다.

유럽-중국 관계의 주요 골칫거리인 우크라이나 전쟁도 이번 주 초 회담의 의제가 될 것으로 예상되며, 시 주석은 평화 중재자로 자리매김하려는 중국의 시도를 강화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그러나 시 주석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의 친분을 이용해 우크라이나 평화를 위한 유럽의 비전을 향해 러시아를 움직이려는 거듭된 노력을 하고 있다고 하지만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CNN은 지적했다. 실제 러시아 국영 언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번 달에 중국을 방문할 계획이다.

아울러 시 주석의 세르비아와 헝가리 방문은 논란의 여지가 훨씬 덜할 것으로 보이며, 중국 정부가 방문 계획을 세울 때 이를 고려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왔다.

독일에 본부를 둔 미국 저먼마셜펀드의 노아 바킨 객원 선임연구원은 “시 주석은 세르비아와 헝가리에서 다른 유럽 수도에서 듣는 비판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없을 것”이라면서 “양국 정상은 중국의 투자를 환영하며, 중국과 러시아의 관계가 깊어지는 것을 문제 삼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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