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탄 급한 배터리·태양광 업계, ‘AMPC 유동화’ 앞다퉈 검토

입력 2024-05-05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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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온·한화솔루션 “AMPC 유동화 검토”
LG엔솔은 지난해 일부 금액 조기 매각

▲미국 오하이주 워런 얼티엄 셀즈 공장 전경. 워런(미국)/AP뉴시스

국내 배터리·태양광 업계가 미국에서 받은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를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어려운 영업 환경 속에서도 수조 원대 투자가 계획돼 있는 만큼, AMPC 유동화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겠다는 구상이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배터리·태양광 기업들은 최근 진행한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AMPC 유동화를 검토하고 있다는 뜻을 잇달아 밝혔다.

김경훈 SK온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달 29일 컨퍼런스콜에서 자금 조달 계획을 묻는 질문에 “AMPC 유동화를 검토 중”이라고 답했다. 한화솔루션도 2000억 원 상당의 AMPC를 조기 유동화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AMPC는 미국 내에서 배터리, 태양광 등 친환경 제품을 생산할 경우 해당 기업에 세액공제 혜택을 제공한다. 배터리의 경우 셀 1킬로와트시(kWh)당 35달러, 모듈은 10달러가 공제된다. 태양광 모듈과 셀은 와트(W)당 각각 7센트, 4센트, 폴리실리콘 1㎏당 3달러, 웨이퍼는 1제곱미터(㎡)당 12달러가 적용된다.

미국 현지에서 생산공장을 가동 중인 국내 기업들은 지난해 받은 AMPC를 영업이익에 반영해왔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은 지난해 각각 6768억 원, 6170억 원을 수령했다. 한화솔루션도 2000억 원 수준의 AMPC를 실적에 반영했다.

AMPC는 세액공제 형태 외에도 현금으로 직접 환급받거나, 제3자에게 권리를 매각할 수 있다. 실제로 미국 태양광 업체 퍼스트 솔라는 700만 달러(약 91억 원) 규모의 AMPC 혜택을 금융결제업체 파이서브에 매각한 바 있다. LG에너지솔루션도 지난해 인식한 AMPC 6768억 원의 58% 정도에 해당하는 3947억 원을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터리·태양광 업황이 악화한 가운데, 대규모 시설투자(CAPEX)를 위한 재원 마련에 AMPC를 활용하겠다는 전략이다.

올해 SK온은 시설투자에 7조5000억 원을 집행하기로 했다. 한화솔루션 역시 3조2000억 원을 투입해 미국 조지아주에 건설 중인 태양광 통합 생산단지 ‘솔라허브’를 연내 완공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에서 신규 공장 가동이 시작되면 AMPC 규모는 더욱 확대될 것”이라며 “투자 속도 조절로 가동 시점이 지연되더라도 AMPC 유동화를 통해 재무 구조를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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