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 달 만에 20% 껑충…미분양 우려 수도권 확산

입력 2024-05-02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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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아파트 견본주택 전경. (박민웅 기자 pmw7001@)

미분양 우려가 수도권으로 확산되고 있다. 올해 들어 수도권 미분양이 20% 가까이 늘면서 지방의 증가 폭을 크게 웃돌고 있어서다. 신규 청약 단지의 미달 행진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이달 공급 물량이 대거 쏟아지면서 수도권 미분양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2일 국토교통부 주택통계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6만4964가구로 작년 말보다 4%가량 증가했다. 지방은 5만2458가구에서 5만2987가구로 1% 늘어나는 데 그쳤지만, 수도권은 1만31가구에서 1만1977가구로 19.4% 늘었다.

수도권 중에서도 경기도의 미분양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경기도 미분양 주택은 작년 말 5803가구에서 석 달 만에 8340가구로 43.7% 늘어났다.

저조한 청약 시장 분위기가 반영되고 있는 것이다. 경기도에서 올해 들어 3월까지 청약을 진행한 단지 23곳 중 40% 수준인 9곳은 평균 경쟁률이 소수점에 머물렀다. 평균 경쟁률이 1대 1을 넘었지만, 일부 타입으로만 수요자가 쏠리면서 미달이 발생한 단지도 수두룩하다.

미달 없이 모집 가구수를 모두 채운 단지는 부천 '송내역 푸르지오 센트비엔', 수원 '영통자이 센트럴파크', 성남 '분당 금호어울림 그린파크', 안산 '한화포레나 안산고잔2차' 등 4곳에 불과하다.

▲수도권 미분양 주택 현황.(단위: 가구, 자료제공=국토교통부)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매월 1~2건의 청약이 진행 중인 평택을 중심으로 미분양이 많이 늘었는데 주변 집값 시세가 올라오지 않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비싼 분양가로 나오다 보니 수요자의 관심을 끌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평택은 지제역 주변을 제외하면 청약 열기가 상당히 떨어진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분양이 발생한 곳은 인프라가 아직 부족한 신규 택지지구가 많은데 평택이 아닌 다른 경기도 지역도 비슷한 상황"이라며 "지금은 실수요자만 움직이는 시장이라 투자 수요 유입과 이를 통한 분위기 반전도 기대하기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을 고려할 때 이달 분양 물량이 쏟아지면서 미분양도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부동산R114의 조사에 따르면 이달 전국 분양 예정 물량은 3만6235가구로 올해 월간 기준 가장 많다. 이중 수도권은 1만8786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두 배 이상 증가할 전망이다. 수도권 분양 단지는 경기도(1만5742가구)에 집중돼 있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경기 지역은 대체로 분양가에 따라 성패가 좌우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전반적으로는 서울 접근성이 좋은 수원 등의 단지는 수요자를 끌어모으겠지만 다른 곳은 그렇지 못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수도권 미분양이 아직 크게 우려할 수준은 아니란 해석이 나온다. 윤 연구위원은 "수도권 미분양이 늘기는 했지만 아직은 문제가 될 정도의 수치는 아니라고 본다"며 "지금으로선 준공 후 미분양까지 넘어갈 가능성도 높지 않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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