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 주가 수십만 원 폭락…본업 경쟁력 강화 부진 영향

입력 2024-04-25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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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적자 이어 고려아연과 협업 중단 여파

▲영풍그룹 CI. (사진제공=영풍그룹)

고려아연과 분쟁은 겪고 있는 영풍의 주가가 최근 10년 내 최저치를 찍었다. 지난해 연간 적자를 기록한 것에 이어 75년 간 동업을 이어온 고려아연과의 협업 중단 여파 때문으로 풀이된다.

25일 영풍의 주가는 주당 38만8500원으로 마감했다. 17일 종가 기준 39만1500원을 기록하며 40만 원 아래로 떨어진 후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주가가 힘을 쓰지 못하는 것은 고려아연과의 갈등으로 제련 사업 협업이 중단될 경우 실적이 더 나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영풍이 현금성 자산 등 사업 경쟁력 강화에 투자할 수 있는 여력이 충분하다는 점을 지적한다. 이에 따라 고려아연과의 경영권 분쟁 등 소모적으로 힘을 낭비하기보다는 본업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투자 확대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영풍의 주가는 10년 전까지만 해도 100만 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2014년 4월 30일 기준 주가는 주당 118만 원이었다. 하지만 기존의 제련 사업은 물론 전자부품과 반도체 사업 등에서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지 못하고, 미래 먹거리 발굴에 소홀히 하며 시장 주목도가 떨어졌다는 평가다.

영풍이 지속해서 실적 저하에 시달리고 있는 점도 주가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영풍은 매출 3조7617억 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4조4295억 원) 대비 눈에 띄게 준 수치다. 영업이익 역시 전년 689억 원에서 지난해 1698억 원 손실로 적자 전환했다.

여기에 더해 3월부터 고려아연 주주총회에서 영풍과의 갈등이 본격화하고, 이달부터는 고려아연이 그간의 공동 구매 등 협업 중단을 선언하며 주가가 하락세를 보였다. 본업 경쟁력이 더욱 약화할 수 있다는 시장의 우려가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최근 고려아연은 영풍과 진행해 온 ‘원료 공동구매 및 공동영업’을 종료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어 영풍과의 ‘황산 취급 대행 계약’을 더 이상 연장하지 않기로 하는 등 협력 관계를 빠르게 정리 중에 있다.

영풍의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말 영풍이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779억 원으로 나타났다. 이를 비롯해 기타 유동 금융자산 및 매출채권 등을 포함한 총 금융자산은 5522억 원이다. 기업의 투자 활동 등에 활용할 수 있는 이익잉여금 역시 지난해 말 기준 1조7054억 원에 달한다.

하지만 영풍은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 활동에는 보수적으로 임했다. 지난해 기준 영풍이 종속·관계 기업에 투자한 내역은 고려아연 주식 취득 외에는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영풍의 자산은 4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안다”면서 “미래 먹거리를 찾기 위해서라도 좀 더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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