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법원 "갈매지구 추가 방음벽 52억원, 건설사가 물어줘야"

입력 2024-04-24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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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이투데이)
구리포천고속도로와 인접한 갈매지구 아파트 근처에 추가로 쌓게 된 방음벽 비용 52억 원을 고속도로를 준공한 대우건설 등 건설사가 물어줘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중앙지법 제45민사부(재판장 김경수 판사)는 “대우건설 등 피고 10개 주식회사는 연대해 원고 서울북부고속도로에 52억 원을 지급하라”고 판시했다. 소송비용의 90%도 이들이 부담하게 했다.

구리포천고속도로 건설과 관리운영을 위해 설립된 특수목적법인 서울북부고속도로는 2012년 대우건설, 태영건설, 지에스건설 등으로 구성된 공동수급체에 이 고속도로 설계와 시공을 맡기기로 하고, 총 1조2728억 원의 공사비를 지급하는 도급계약을 체결했다.

건설사들은 2013년 고속도로 공사에 착공해 2017년 준공했고, 당초 사업계획에 따라 고속도로가 지나는 갈매지구 아파트 인근에 방음벽도 쌓아 올렸다.

문제는 고속도로 개통 첫해부터 갈매지구 입주민들이 지속적인 소음 민원을 제기하면서 시작된다.

서울북부고속도로는 2017년부터 2020년까지 자체적으로 소음을 측정했고, 갈매지구 아파트 일부 호실에서 들리는 소음이 소음환경기준을 초과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환경정책기본법에 따르면 도로변에 있는 전용주거지역 등에서 발생하는 도로 소음이 주간(06시~22시)은 65dB, 야간(22시~06시)은 55dB을 넘기지 않게 돼 있다.

그러나 갈매지구 특정 아파트 호실에서는 주간 최고 68.1dB, 야간 최고 63.9dB 등 기준을 웃도는 소음이 측정됐다.

이후 서울북부고속도로는 2021년 국민권익위원회의 조정을 통해 갈매지구 입주민들과 추가 방음벽 설치, 저소음포장 시공 등에 합의하고, 추가 비용 52억 원을 고속도로 설계시공업체인 대우건설 등에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재판부는 서울북부고속도의 주장에 일리가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공사도급계약에 따라 대우건설 등 피고는 소음환경기준을 충족하는 도로를 시공해야 하는 의무가 있음에도 그러지 않아 아파트 일부 호실에 기준을 초과하는 소음이 발생했다”면서 “이는 공사도급계약의 불완전 이행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또 “공사도급계약에 의하면 도로 건설과 관련해 발생하는 민원을 피고들의 비용으로 처리하기로 했다”는 점을 짚었다.

대우건설 측은 아파트의 거실 등 실내가 아닌 아파트 건물 벽 등을 기준점으로 삼은 서울북부고속도로 측의 소음측정법에 문제를 제기했지만, 재판부는 “도로교통소음관리기준에 따른 측정방법이므로 잘못됐다고 볼 수 없다”고 갈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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