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학년도 의대 증원은 ‘2000명’ 쐐기…대학에 공문
교육부가 내년 의과대학 학생 증원분을 포함한 2026학년도 대입전형시행계획을 이달 30일까지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에 제출해 달라고 대학들에 공문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교육부는 불가피한 경우 시행계획을 먼저 제출한 후 학칙개정 등 시행계획 변경에 필요한 절차 사후 마무리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결국 각 대학이 2025학년도 모집 규모를 결정하는 시기는 다음달 중순까지 순연될 가능성이 커졌다.
24일 대학가에 따르면 교육부는 이 같은 내용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발표에 따른 대입전형시행계획 제출 관련 추가 안내’ 공문을 각 대학에 내려보냈다. [단독] 교육부, 2026학년도 의대 증원은 ‘2000명’ 쐐기…대학에 공문
고등교육법의 ‘대입 정책 4년 예고제’에 따라 모든 대학은 해당 학년도 학생들의 입학 1년 10개월 전인 고등학교 2학년 4월 말까지 대입전형 시행계획을 발표해야 하는데, 교육부가 관련 내용의 공문을 대학에 보내는 것은 이례적이다.
공문에 따르면 “2026학년도 대입전형시행계획에는 2025학년도 의과대학 학생정원 증원분을 모두 반영한 모집인원을 대교협에 조속히 제출하라”며 “불가피한 경우 시행계획을 먼저 제출한 후 학칙 개정 등 시행계획 변경에 필요한 절차 사후 마무리도 가능하다”고 했다.
심민철 교육부 인재정책기획관은 “2026학년도 모집인원은 2024학년도 기존 정원에서 지난달 20일 학교별 배정을 완료한 2025학년도 증원분을 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교육부는 공문을 통해 “내년 의대 학생 정원 증원분의 50% 내지 100% 범위 내에서 모집인원을 결정하고 이를 반영한 시행계획도 제출하라”고 했다.
다만, 해당 규정이 법령에 구속되는 게 아니라서 정부와 관계기관은 이를 엄격하게 적용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심 국장은 “상황에 엄중함에 따라 대학들이 기한에 맞춰 빠르게 관련 계획을 제출해줬으면 하는 취지로 공문을 보냈다”고 밝혔다.
앞서 심 국장은 지난 22일 정례브리핑에서도 “과거에도 일부 대학이 5월 3일이나 5월 4일에 (대입전형 시행계획을) 뒤늦게 제출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공문은 2000명 증원 내용을 반영해달라고 쐐기를 박은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앞서 정부는 지난 19일 의대 정원 2000명 증원 방침을 유지하되 내년도 증원 규모만 최대 절반까지 줄이기로 했다. 다만, 2026학년도 대입전형시행계획은 2000명 증원 내용을 반영해 확정 발표하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2026학년도부터는 ‘2000명’ 증원이라는 방침이 불가역적으로 확정된 상태는 아닌 상황이었다.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위에서 의대 증원분이 재논의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인데, 실제로 전국 의대 학장 등 의료계에서는 2026학년도 의대 입학 정원에 대해 향후 의료인력 수급을 결정할 거버넌스 구축을 위한 협의체 구성을 논의하고자 제안한 상황이다.
그러나 교육부의 이 같은 공문은 의료계가 증원 백지화를 외치며 원점 재논의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에 ‘의대 증원 2000명’이란 정부 기조를 대학에 못 박고 나선 절차로 풀이된다.
한편, 대통령실은 전날 장상윤 사회수석 브리핑을 통해 “의사단체는 ‘의대 증원 백지화, 원점 재검토’만 반복할 것이 아니라 이제라도 의료개혁특위에 참여하고 대화에 응해달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