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兆 시장’ 대상포진백신, 글로벌 빅파마에 도전하는 K바이오

입력 2024-04-24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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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바이오기업들이 글로벌 빅파마가 점령한 대상포진백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표적인 프리미엄 백신으로 꼽히는 대상포진백신 시장에서 후발주자인 K바이오가 어떤 성과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23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GC녹십자와 차백신연구소가 대상포진백신 개발을 위한 임상을 진행 중이다. 유바이오로직스는 전날 1상 임상시험계획(IND) 승인을 받으면서 본격적인 임상에 진입했다.

고품질·고부가가치의 프리미엄백신인 대상포진백신은 필수예방접종 백신보다 높은 가격으로 일찌감치 글로벌 제약사들이 눈독을 들인 분야다. 시장조사기관 이벨류에이트파마(Evaluate Pharma)에 따르면 글로벌 대상포진백신은 시장은 2022년 기준 37억 달러(약 5조 원) 규모에서 2028년 58억5000만 달러(약 8조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이 시장은 영국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이 개발한 ‘싱그릭스’가 제패했다. GSK의 연례보고서에서 싱그릭스는 지난해에만 매출 34억4600만 파운드(5조8000억 원)를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싱그릭스는 임상시험에서 50대 96.6%, 60대 87.4%, 70세 이상 97.9%의 압도적인 예방 효과를 확인했다. MSD의 ‘조스타박스’는 50대 70%, 60대, 64%, 70대 41%의 예방 효과를 보였고, 국내 기업인 SK바이오사이언스가 개발한 ‘스카이조스터’는 조스타박스에 대한 비열등성을 증명해 모두 싱그릭스에 뒤처진다.

다만 싱그릭스는 2개월 간격으로 총 2회 접종해야 하고, 가격도 비싸다. 국내 기준 60만 원대로 조스타박스나 스카이조스터의 2배에 이른다. 또한, 중등도(3등급) 이상의 이상반응도 싱그릭스 9.0%, 조스타박스 1.9%로 싱그릭스가 높다. 이에 따라 국내 기업들은 싱그릭스를 뛰어넘을 수 있는 대상포진백신 개발을 목표로 노력하고 있다.

GC녹십자의 미국 관계사 큐레보(Curevo)가 개발하는 ‘CRV-101’은 싱그릭스와 직접 비교한 임상 2상 톱라인에서 비열등성 및 우수한 내약성을 입증해 1차 평가변수를 모두 충족했다. 백신 반응률은 100%로 싱그릭스(97.9%)보다 높았고, 싱그릭스보다 전신 및 국소 부작용 발생률이 낮았다.

큐레보는 이를 기반으로 연내 임상 3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임상 3상에서도 싱그릭스 대비 부작용 발생률은 낮고 면역반응은 비슷하다면 글로벌 시장에서 싱그릭스와 경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차백신연구소는 2022년 12월 ‘CVI-VZV-001’의 임상 1상을 승인받았다. 용량별 안정성과 내약성 확인을 위해 1·2·3군과 대조군을 설정해 투약을 완료하고 결과를 분석 중이다.

CVI-VZV-001에는 차백신연구소가 개발한 면역증강제 플랫폼 엘-팜포(L-pampo)의 리포좀 제형인 리포-팜(Lipo-pam)이 활용됐다. 용량을 증량해 추가한 3군을 통해 대조군 대비 확실한 우월성을 보일 수 있는 데이터를 확보할 계획이다.

임상 1상에 진입한 유바이오로직스의 ‘EuHZV’는 바이러스의 유전자재조합 당단백질(Glycoprotein E) 항원에 자체기술인 면역증강기술(EuIMT)과 항원 디스플레이 기술(SNAP)을 적용했다. 여기에 세포성 면역을 강화하는 사포닌계 물질을 추가해 싱그릭스의 면역증강제 AS01B와 유사한 형태를 갖췄단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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