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미국 우크라 지원 결정, 베트남전 꼴날 것”

입력 2024-04-22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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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외무부 대변인, 미 하원 83조원 지원 법안 가결에 맹비난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 타스연합뉴스

러시아 외무부가 미국 의회가 우크라이나에 608억 달러(약 83조8800억 원)의 지원을 결정한 것을 두고 거세게 비난했다.

2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미국이 러시아와의 하이브리드 전쟁에 더 깊이 빠져드는 것은 베트남과 아프가니스탄 때처럼 소란스럽고 굴욕적인 대실패로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에 개입하려는 미국의 움직임에 대해 “무조건적이고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도 했다.

20여 년의 전쟁 끝에 결국 공산권이 정권을 잡은 베트남전과 10년간의 주둔 끝에 미군의 철수로 탈레반이 재집권한 아프가니스탄전처럼 미군의 군사적 명성은 크게 실추되고 막대한 피해만 보게 될 것이란 이야기다.

실제로 미국은 1955년부터 1975년까지 이어진 베트남전쟁에서 5만8000명이 넘는 군인을 잃었고, 공산주의 남베트남으로부터 패했다. 2001년부터 2011년까지 이어진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도 미국은 2459명의 사망자와 2만 명이 넘는 사상자를 냈지만, 결국 미군의 철수 이후 탈레반이 정권을 되찾는 것으로 전쟁을 끝냈다.

앞서 미국 하원은 전날 본회의를 열어 우크라이나에 608억 달러, 이스라엘에 260억 달러, 대만을 중심으로 한 인도·태평양 동맹에 81억 달러를 각각 지원하는 법안 3개를 가결했다.

해당 법안들은 여당인 민주당이 다수당인 상원으로 송부되며, 이번 주 중 상원에서 표결에 부쳐질 전망이다. 미국 언론들은 상원 통과가 유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윌리엄 번스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지난주 미국의 추가 지원이 없다면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를 상대로 패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자하로바 대변인은 “우크라이나의 일반 국민들이 총알받이처럼 강제로 학살되고 있지만, 미국은 더이상 러시아에 대한 우크라이나 승리에 베팅하고 있지 않다”면서 “미국 정부가 11월 미국 대선 때까지만 버텨주길 바라고 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또한 우크라이나 지원 법안 중, 미국이 대러 제재로 동결 중인 수십억 달러 상당의 자산을 압류할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에 대해 “절도에 불과하다”면서 “미국의 입법안의 진짜 수혜자는 미국 방산기업”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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