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내달 임시주총으로 서린상사 경영권 확보할까

입력 2024-04-2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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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서린상사 임시주총 소집 심리 시작
법원 심리 결과 여부 이달 말 나올 듯
주총 허가하면 고려아연이 경영권 확보
불허할 땐 경영권 분쟁 장기화 불가피

▲고려아연 온산제련소 전경. (사진제공=고려아연)

고려아연과 영풍의 경영권 갈등이 지속되는 가운데, 서울중앙지방법원은 고려아연이 제기한 서린상사 임시 주총 소집 허가 청구에 대한 심리를 시작했다. 법원이 심리 결과 임시주총을 허가하면 고려아연은 내달 주총을 열고 경영권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서린상사 임시주총 소집 허가 청구에 대한 심리를 개시한 상태다. 통상적으로 법원의 심리 결과는 1주에서 최대 2주 이내에 이뤄진다. 이에 따라 임시주총 개최 여부는 이달 말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고려아연은 서린상사의 지분율 66.67%를 가진 최대주주다. 하지만 지금까진 지분율 33.33%를 보유한 영풍 측에서 경영권을 주도해왔다. 서린상사의 현 대표인 장세환 대표는 장형진 영풍 고문의 차남이다.

업계에서는 고려아연이 서린상사의 최대주주인 만큼 법원에서 임시주총을 허가하면 서린상사의 경영권을 가져오는 데 별 무리가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

또한, 고려아연 측은 영풍과의 동업 관계 청산에 속도를 내고 싶어하는 만큼, 내달 중 주총을 개최해 고려아연 측 이사 4명을 추가하는 이사회 개편안을 통과시킬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서린상사는 고려아연과 영풍 동업의 상징”이라며 “법원이 고려아연 측의 결정에 손을 들어줘 다음 달 임시주총에서 이사회 개편안이 통과되면 양사의 동업관계는 사실상 막을 내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법원 심리 시작에 앞서 고려아연은 최근 원료 공동 구매·영업과 황산취급 대행 계약을 연장하지 않고 종료하기로 했다. 원료 공동 구매·영업의 경우 업체마다 계약 종료 기간이 다르지만, 올해 말까지는 모두 계약이 끝난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최근 비철금속 시장이 경기 침체로 인해 원료 수급과 제품 판매에 있어 어려움이 가중되는 중”이라며 “대내외적 불확실성과 경영환경 악화로 기업들의 부담도 커지고 있어 실적 개선과 비용 절감을 위한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다만, 법원이 영풍 측 손을 들어주면 서린상사 경영권과 관련한 분쟁이 더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한다.

법원 결정 없이 임시주총을 열기 위해서는 임시 이사회를 열고 임시주총 결의를 해야 한다. 현재 서린상사 이사회는 사내이사 5명, 기타 비상무이사 2명 등 총 7명으로 구성돼 있는데, 임시 이사회를 열기 위해선 이중 과반이 참석해야만 한다.

현재 7명 중 1명인 최창걸 명예회장은 건강상의 이유로 이사회 참석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지분이 부족한 영풍 측 이사 3명이 참석을 거부해 서린상사 임시 이사회 개최를 계속 불발시킬 수 있다.

이에 대해 고려아연 측은 법적 조치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기업들은 결산일 기준 3개월 이내에 총회를 개최하지 않으면 이사회 인원 등은 500만 원 이하 과태료를 부과받을 수 있고, 이에 더해 대표 소송, 이사해임 청구 등도 가능하다.

하지만 고려아연이 이사들에 대한 소송을 진행하더라도 이사회 개최가 계속 불발돼 지금의 경영권 공방이 장기간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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