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교수들 “의료계 단일안은 ‘원점 재검토’…총장은 증원 거둬달라”

입력 2024-04-17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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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원 강행 시 교육의 질 처참히 저하…교수·시설 부족 문제 악화”

▲대구 한 의과대학 강의실이 의대생 집단휴학으로 개강이 미뤄지며 조용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의대 교수들이 의대 증원을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을 거듭 촉구했다. 각 대학 총장들에게는 무리한 증원을 철회하라고 요청했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는 17일 제8차 성명서를 내고 “목전에 닥친 의료 붕괴의 상황에서 정부에 의료계와의 신속한 대화를 촉구한다”라며 “의료계의 단일안은 처음부터 변함없이 의대 증원 원점 재검토였다”라고 밝혔다.

전의교협은 “증원의 전 과정에서 의과 대학 교육의 당사자인 의대 교수들의 의견은 한 번도 수렴된 적이 없었고 2000명 증원은 교육 현실을 반영하지 않은 숫자”라며 “인적 자원과 시설 미비로 많은 대학에서 의학교육 평가 인증을 받지 못하게 되고, 의과 대학 교육의 처참한 질 저하를 가져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필수의료의 위기는 근본적으로 공적인 자원인 의료를 국가가 책임지지 않고 사적인 영역에 방치했기 때문”이라며 “의사들이 수가, 진료 수입에 얽매이지 않고 전문성, 소신을 잃지 않고 진료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기 전에는 의사 증원을 논의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방 의료 소멸의 원인 중의 하나인 서울의 대형 병원 쏠림을 막기 위한 대책은 경증 질환은 가까운 병원에서 해결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의료 전달 체계 확립”이라며 “의사-환자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최소 진료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덧붙였다.

전의교협은 성명서와 함께 공개한 ‘전국의 대학교 총장님께 보내는 서한’을 통해 “교육자로서의 본분을 생각하시고 무리한 의대 증원을 거둬달라”고 요청했다.

서한에서 전의교협은 “많은 대학이 인증 평가 시 교육 인원의 부족과 함께 교육 시설의 노후를 지적 받는 현실”이라며 “한 예로 해부학 교실은 인체 해부 경험이 없는 타과 교수들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고, 그런 상황은 장시간에 걸쳐 악화하고 있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임상 교육 역시 대폭 증원된 학생 교육을 위해서는 대규모의 병원 증축이 필요한 상황이고, 이는 의료비의 막대한 증가와 함께 지금도 교육, 연구와 비교하면 훨씬 큰 진료 업무를 수행해야 하는 의과대학 교수들에게 감당하기 어려운 부담을 지우게 된다”라며 의대 증원의 부작용을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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