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이스라엘 보복, 5차 중동전쟁으로 번지나

입력 2024-04-14 14:18수정 2024-04-14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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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추가 공격ㆍ이스라엘 반격 수위 관심
바이든, 이스라엘의 대이란 공격에 반대 표명
대리인 공격, 사이버 전쟁, 주변국 개입 등 변수

오랜 앙숙이던 이란과 이스라엘은 4차 중동전쟁이 벌어진 후 수십 년간 서로의 본토에 직접 타격하는 방식만큼은 피해왔다. 공격하더라도 이란은 친이란 대리인을 통하는 방식으로 확전을 피했고 이스라엘은 이란 본토가 아닌 다른 지역 내 병력과 시설을 타깃으로 삼았다. 그러나 이달 초 발생한 시리아 주재 이란 영사관 피격으로 모든 게 뒤바뀌었다. 이란이 자국 영사관 피습에 대한 보복으로 13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본토를 향해 처음으로 전면적인 공격을 가하면서 이제는 전 세계가 5차 중동전쟁 발발을 우려하게 됐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미국, 유럽을 비롯한 전 세계는 이들의 갈등이 어디까지 나아갈지 초점을 맞추고 있다. 현재로선 이스라엘이 군사력에서 이란을 압도하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지만, 이란도 싸고 효과적인 무기를 대량으로 비축하고 있어 양국이 전면전으로 치닫게 되면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악화할 수 있다.

물리적 충돌이 계속된다는 전제하에 블룸버그는 이란이 다시 시리아나 레바논 대리인을 통해 움직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대표적으로 2018년 이란은 미국과의 핵 합의를 탈퇴한 후 이스라엘과 마찰을 빚는 과정에서 이스라엘 골란고원으로 로켓을 발사한 전력이 있다. 당시 로켓이 발사된 지점은 시리아였다. 이번에도 이란의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 공습과 함께 레바논 헤즈볼라가 골란고원 내 이스라엘 군기지를 로켓포로 공격하며 이란을 지원했다.

▲조 바이든(왼쪽에서 4번째)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백악관 상황실에서 국가안보팀 멤버를 소집해 이란의 이스라엘 본토 공격 관련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워싱턴D.C./로이터연합뉴스
이스라엘이 얼마큼 반격할지도 관심사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란의 보복을 규탄하면서도 이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의 전화통화에서 “이란에 대한 어떤 반격에도 반대한다”는 뜻을 전했다. 다만 네타냐후 총리가 이를 받아들일지는 알 수 없다.

직접 타격이 아니더라도 갈등은 심화할 수 있다. 사이버 전쟁이 대표적이다. 이미 이스라엘과 이란은 10여 년 전부터 해킹과 악성코드 발송 등을 통해 사이버 공격을 주고받은 적이 있다. 최근 들어 전 세계 사이버 공격 빈도와 강도가 높아지는 만큼 이러한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다.

▲14일(현지시간) 이란이 이스라엘에 드론과 미사일 공격을 가한 후 테헤란의 영국 대사관 앞에 모인 시위자들이 이란 국기와 팔레스타인 국기를 흔들고 있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이스라엘이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이란 영사관에 1일 치명적인 드론 공격을 가한 것에 대한 보복으로 이스라엘에 드론과 미사일 공격이 진행 중이라고 확인했다. 테헤란/AFP연합뉴스

주변 아랍국가들의 개입 여부도 변수다. 도널드 트럼프 전 정부 시절 미국의 중재로 이스라엘과 아랍국가들 사이에 아브라함 협정이 체결되긴 했지만, 현재 이스라엘 편에 설 어떠한 국가도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고 주변국들이 쉽게 개입할 상황도 아니다. 주요국인 사우디아라비아는 미국으로부터 안보를 보장받기 위해 이스라엘과 애써 친분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이번 분쟁에 연루되는 것을 피하고자 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집트 역시 이번 이란의 보복에 유감을 표하면서도 비난 수위를 높이지는 않은 채 관망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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