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선 경합’ 애리조나주, 160년 된 낙태금지법 부활

입력 2024-04-10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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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대법, 4대 2 판결…“모든 낙태 금지”
바이든 “강간·근친상간에서도 여성 보호 못 해”

▲낙태권 지지자들이 2022년 7월 4일 애리조나주 투손 연방지방법원 앞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투손(미국)/AFP연합뉴스

미국 대통령 선거 경합주인 애리조나주에서 160년 된 낙태금지법을 되살린다는 판결이 나오면서 여성의 임신중절이 대선의 핵심 쟁점으로 다시 떠올랐다.

9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애리조나주 대법원은 4대 2 판결로 산모의 생명을 구해야만 하는 경우를 제외한 모든 낙태를 금지하는 이전의 주법을 준수해야 한다고 결정했다.

1864년에 만들어진 해당 법은 1901년 성문화됐다. 건강상의 이유나 강간, 근친상간으로 인한 낙태도 허용하지 않는다. 낙태 시술을 하거나 돕는 사람은 2~5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지금까지 애리조나주에서는 임신 15주 이후의 낙태만 금지해 왔다.

이번 판결로 애리조나주는 텍사스와 앨라배마, 비시시피와 함께 미국에서 낙태 금지법을 가장 엄격하게 시행하는 주에 속하게 됐다. 다만 주 대법원은 법의 합헌성 여부 등에 대한 추가 의견을 듣기 위해 법 시행을 14일 연기했다.

민주당 소속이자 애리조나주 법무장관인 크리스 메이즈는 대법원 판결 후 기자회견에서 “내가 법무장관으로 있는 한 이 법에 의해 기소되는 여성이나 의사는 없을 것”이라며 “법이 시행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가능한 선택지들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온라인 성명에서 “애리조나가 주가 아니었고 남북전쟁이 격렬했으며 여성은 투표조차 할 수 없었던 시절의 법을 다시 시행하기로 한 오늘의 결정은 우리 주의 오점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애리조나주 대법원의 결정을 비판하는 성명을 냈다. 그는 “수백만 명의 애리조나 주민들이 더 극단적이고 위험한 낙태 금지법 아래에 살게 될 것”이라며 “이는 여성의 건강이 위험하거나 비극적인 강간·근친상간 사건에서도 여성을 보호하지 못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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