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깎인 연구비도 지급 안돼” 연구현장 볼멘소리에 달래기 나선 정부

입력 2024-04-08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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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광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이 19일 서울 서초구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에서 열린 제2차 R&D 미소공감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올해 정부의 연구·개발(R&D) 삭감 여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삭감된 연구비조차 제때에 지급되지 않으면서 연구 현장에서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자, 정부가 연구관리전문기관들의 연구비 집행 압박에 나섰다.

8일 과학기술계에 따르면 올해 R&D 예산 삭감으로 연구비를 조정해야 하는 과제가 늘어나면서 연구관리전문기관들의 연구비 집행이 지연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한 국립대 교수는 “1월에 지급될 연구비가 아직도 지급되지 않았다”면서 “예산 삭감에 연구비 지연까지 여러모로 어려움이 많다”고 토로했다.

연구관리전문기관들의 과제비 집행이 예상 시점보다 뒤늦게 집행되는 사례가 드문 일은 아니지만, 올해의 경우 R&D 예산 후폭풍 직후라는 점에서 지난달부터 연구 현장의 불만은 커진 상황이다.

연구현장의 불만이 커지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가 직접 연구관리전문기관들의 연구비 집행 압박에 나섰다. 류광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은 이날 오후 대전 유성구 한국연구재단을 방문해 연구관리전문기관 기관장들과 간담회를 열고 부처별·전문기관별 연구비 집행현황을 공유하고, 집행이 부진한 이유와 해결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간담회에는 연구재단과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등 14개 전문기관 기관장 또는 부기관장, 주요 보직자들이 참석했다.

류 본부장은 이 자리에서 “기존에 수행 중인 과제(계속과제)들에 대한 연구비 조정 등으로 일부 집행 지연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면서 “어려움이 있더라도 연구자들이 약속된 연구비를 제때 받을 수 있도록 전문기관장들이 직접 챙겨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연구계에서는 올해 R&D 예산안이 삭감 이슈로 인해 최종 확정이 늦어지면서 신규 정부과제 선정 자체도 늦어지고 있는 점도 지적하고 있다. 올해 초 신규 정부과제 공고가 예년보다 늦어지고, 여러 연구과제 공고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연구자들 사이에서 혼선이 빚어졌는데, 그 이후 여전히 과제선정 절차가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 과학기술원 교수는 “연구과제 선정 시 상호평가 금지 등 제척 기준이 있는데, 신규 과제 공고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평가위원들을 구성하지 못해 아직 선정 절차가 진행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이러다 비전문가가 평가위원으로 들어오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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