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력파’ 이해식 vs ‘젊은 인재’ 이재영…"길동 표심 얻어야 강동을 얻는다" [배틀필드410]

입력 2024-04-04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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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두 후보 페이스북 갈무리)

서울 강동을은 서울 총선 승패의 당락을 가르는 ‘가늠자’로 여겨진다. 지난 15대 총선부터 지금까지 강동을에서 이긴 정당은 서울에서도 다수 석을 얻었다.

이번 22대 총선에선 ‘리턴 매치’가 펼쳐진다. 현역인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이재영 전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의원이 4년 만에 재격돌을 벌이고 있다.

강동을은 주로 진보 정당이 강세를 보이는 곳이다. 16대 총선부터 지금까지 이어진 선거에서 18대를 제외하곤 전부 진보 계열이 승리했다.

하지만 이번 22대 총선에선 상대적으로 여당 지지세가 강한 곳으로 여겨지는 ‘길동’이 새롭게 편입되면서 승패를 섣불리 예단하긴 어렵단 분석도 나온다.

◇= ‘3선 강동구청장’ 이해식, 정책·공약 집중…“검증된 실력”

▲4일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강동을 후보 캠프(김은재 기자. silverash@)

지역구 수성에 나선 이해식 후보는 길동에서 시의원을 했고 2008년 강동구청장 보궐선거에 당선된 후 2018년까지 3선 구청장을 역임한 이력이 있다. 그동안의 의정 성과를 바탕으로 지역 현안에 밝은 점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4일 본지가 찾은 이 후보의 선거 캠프 외벽에는 “검증된 실력”이라는 문구가 크게 실려있었다. 지난 4년간 강동을 현역 국회의원을 지내면서 쌓은 의정 성과를 핵심 홍보 전략으로 삼은 것이다.

곳곳에 걸린 이 후보의 현수막엔 ‘길동역 에스컬레이터·엘리베이터 설치’, ‘길동 전통시장 주차장 설치 지원’ 등 공약 제시가 주를 이루고 있다. 공약·정책 제시를 표심 공략의 주무기로 삼은 모습이다.

주민들도 대체적으로 이 후보의 지역 활동에 대해 좋거나 평이하다고 평가하는 상황이다. 길동에서 나고 자랐다는 김 모 씨(30)는 “이 후보에게 나쁜 인상은 없다. 이전에 구청장을 한 점은 엄청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지역 활동에 나름대로 노력을 하신 것 같다”고 평가했다.

현재 이 후보는 △GTX-D 천호역 유치 △9호선 4단계 연장 완성 △천원의 아침밥 예산 확대 △출생 기본소득 도입 △성내 전통시장 현대화 사업 추진 등을 공약을 제시한 상황이다.

◇= “더 젊은” 이재영은 인물교체론 강조

▲4일 천호역 인근에 빌딩에 붙은 이재영 국민의힘 강동을 후보의 현수막(김은재 기자. silverash@)

이재영 후보는 2014년 새누리당 강동을 당협위원장을 맡은 뒤 10년간 지역에 남아 표밭 다지기에 전념해왔다. 20·21대 총선에서 강동을에 출마해 연이어 고배를 마셨다. 이번이 세 번째 도전이다.

그는 ‘더 젊고, 더 힘있는’, ‘젊은 변화’ 등을 선거 문구로 내세워 인물 교체론에 불을 지피고 있다. 또 한동훈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강동을 등 서울 주요 격전지를 지원사격 하고 있는 점도 적극 활용하는 중이다.

그의 유세차엔 ‘중앙정부 핫라인’, ‘든든한 여당의원’이란 글씨가 큼지막하게 적혀있다. 천호역 인근을 돌아다니다 보면 커다란 빌딩 외벽에 붙은 이 후보의 현수막이 시선을 끄는데, 현수막 안에서 이 후보는 한 위원장과 나란히 서서 옅은 미소를 짓고 있다.

이날 오후 2시엔 한 위원장이 재차 강동구를 찾아 이 후보에 힘을 실었다. 이 후보와 함께 유세차량에 오른 한 위원장은 “이재영은 강동을 위해 준비돼 있다. 저 한동훈도 강동을 위해 준비돼 있다. 저희에게 힘을 주십시오. 저희가 강동을 여러분을 지키겠다”고 힘을 실었다.

이 후보는 “GTX-D 라인을 가져올 수 있는 사람이 누구입니까. 둔촌동에 있는 그린벨트 해제해서 멋진 바이오 산업단지 유치할 수 있는 사람이 누구입니까”라고 자신의 내건 공약을 열거하며 ‘인물 교체론’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현재 일하고 있는 국회의원이 지금까지 일을 제대로 했다면 내놓을 공약이 없었을 것이다. 근데 강동구을은 할 일이 너무 많다”고 지적했다.

◇= 길동 민심은…“이번에도 이해식이 될 것” vs “尹에 힘 싣자”

▲(김은재 기자. silverash@)

이번 리턴매치의 주요 관전포인트의 ‘길동’의 표심이다. 길동은 지난 대통령 선거 때 국민의힘에 힘을 실어준 지역이다. 22대 총선에선 길동이 ‘갑’에서 ‘을’ 지역구로 새롭게 편입되면서 지역 표심이 어느 후보로 흐를지 주목받고 있다.

길동은 2022년 대선 당시 윤석열 후보에게 52.2%의 표를 몰아줬다. 이재명 후보를 7.8%p 앞선 점을 고려하면 이번 국회의원 선거 당락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강동을의 유권자 수는 올해 2월 말 기준으로 약 20만명이다.

길동에서 20년간 사진관을 운영했다는 이 모 씨(60대)는 “이해식 후보가 열심히 하셨다. 이곳이 비교적 보수세가 세다고 하는데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이번에도 이해식 후보가 당선될 확률이 클 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재영 후보는 국회의원으로 활동한 게 아니니 아직까지 활동한 성과가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또 윤석열 정부를 언급하며 “물가도 그렇고 우리가 지금 살기 불편하니 잘했다고 평가하긴 힘들 것”이라며 정권 견제론에 힘을 실었다.

길동 토박이라는 김윤창(29)씨도 “선거 결과는 이전과 달라질 게 없을 것 같다. 똑같을 것”이라며 이해식 후보에 손을 들어줬다. 다만 그는 “아직 누구에게 투표할 지는 정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반면 정부여당 쪽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이재영 후보가 돼야 한단 의견도 나왔다. 길동에서 50년을 살았다는 한 70대 어르신은 “평생 민주당을 찍은 적이 없다. 이번에도 보수 쪽을 찍을 것”이라며 “윤석열 대통령이 남은 임기 동안 안정적으로 잘 했으면 좋겠다”고 그 이유를 밝혔다.

그는 “고물가 문제를 지적하는데 사람이 하나부터 열가지 다 잘 할 순 없는 것 아니겠나”라며 “이번 국회의원 선거를 통해서 힘을 좀 실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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