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봄날씨에도 손발은 얼음장처럼 차갑다면[e건강~쏙]

입력 2024-04-02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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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요법 의존 시 증상 악화될 수 있어 주의

▲전국이 완연한 봄날씨를 보인 10일 전남 구례군 산동면 일대에 노랗게 물든 산수유꽃이 활짝 피어 있다. 국내 최대 산수유 군락지인 구례 산동면 일원에선 17일까지 '제25회 산수유꽃축제'가 진행된다. 신태현 기자 hojjak@

‘건강을 잃고서야 비로소 건강의 소중함을 안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행복하고 건강하게 사는 것만큼 소중한 것은 없다는 의미입니다. 국내 의료진과 함께하는 ‘이투데이 건강~쏙(e건강~쏙)’을 통해 일상생활에서 알아두면 도움이 되는 알찬 건강정보를 소개합니다.

따뜻한 봄 날씨에도 손이나 발이 차갑게 느껴져 일상생활에 불편을 느끼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수족냉증’ 때문이다.

수족냉증은 보통 추운 겨울에 증상이 많이 나타나지만, 사실 증상 발현에는 계절 구분이 없어 1년 내내 혹은 여름에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도 있다. 우리의 몸은 혈액순환을 통해 전신 온도가 항상 일정한 범위에서 유지하는데, 특정 부위의 혈액순환이 잘 안 되면 열의 공급이 원활하지 않고 체온이 떨어져 냉증으로 이어진다.

장준복 경희대한방병원 한방여성의학센터 교수는 “임상적으로 냉증은 남자보다 여성에게 많이 발생하는데, 여성호르몬의 변화와 임신·출산으로 인한 기혈부족이 자율신경계와 혈관 확장 및 축소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라며 “여성호르몬의 균형이 깨지면 자율신경부조로 인해 냉증이 더욱 심하게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여성은 남성보다 골격이 작고 근육량이 적어 외부기온 변화에 민감하다. 특히, 생리, 출산, 폐경 등의 급격한 호르몬 변화는 자율신경계에 영향을 준다. 이는 추위와 같은 외부자극에 교감신경이 예민해져 혈관 수축과 함께 혈액 공급이 원활해지지 않아 냉증을 쉽게 느끼게 된다.

장 교수는 “출산 전이거나 사춘기에는 여성호르몬이나 생리로 인한 혈허(피가 부족한 상태)로 혈액순환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신체 말단 부위에 체온이 쉽게 떨어지는 경향을 보인다”며 “나이별로 환자 분포도를 보면 19세 이하의 사춘기와 40대 중반 이후의 여성환자가 많은 편으로 냉증과 함께 동반되는 대표적인 증상에는 어깨 결림, 두통, 복통, 불임, 월경불순 등이 있다”고 말했다.

손발이 차다는 자각증상이 있다면 수족냉증으로 진단하나 정확한 진단과 객관적인 측정을 위해 적외선체열검사를 활용한다. 인체의 피부 표면에서 방출되는 적외선을 색깔로 표현해 통증 부위나 기타 질병 부위의 미세한 체열 변화를 확인한다.

장 교수는 “한의학에서는 수족냉증 치료에 침과 뜸 그리고 한약을 주로 활용하는데, 인체 기혈 순환을 원활하게 하는 경혈(정수리의 백회혈, 인증혈 등)에 침을 놓거나 뜸을 통해 다리의 삼음교혈, 발바닥의 용천혈, 하복부의 관원혈 등에 열 자극을 가하는 치료가 있다”며 “한약은 환자마다 상이하나 가장 중요한 구분점은 냉증 발현 시점”이라고 말했다.

몸이 건강한 상태에서 냉증이 발생한 환자의 경우, 냉증 호소 부위는 차갑지만, 상기가 되면서 열감이 느껴지며 주로 월경통과 변비, 어깨 뻐근함 등의 증상을 보이는 데, 이때는 계지복령환을 주로 활용한다. 반면, 몸이 허한 상태였다면, 피로감과 함께 방광염이 잦고 거북함 등의 증상을 보이며 당귀작약산과 같은 처방을 사용한다.

장 교수는 “생활 속에서 증상을 완화하는 방법으로는 뜻한 수건을 냉증 부위에 15~20분 덮어두는 찜질 요법, 손이나 발을 따뜻한 물과 찬물에 약 10분 정도 번갈아 담가 말초 혈액 순환을 촉진해주는 냉온요법, 냉증 부위를 눌러주는 지압 요법 등이 있다”며 “다만, 정확한 지식 없이 검증되지 않는 민간요법에 의존하는 것은 자칫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전문 의료진의 정확한 진찰을 통한 치료를 권장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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