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와 결별한 美 전기차 '카누'…“재정난 가중…존속 가능성 사라져”

입력 2024-04-02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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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와 전기차 플랫폼 공동개발 협약
1년 만에 호기롭게 결별 "우리가 판매"
현대차와 결별後 주주 '집단반발' 몰려
재정난 가중된 카누 "존속 가능성 하락"

▲한때 현대차와 전기차 플랫폼 공동개발을 추진했던 미국 EV 스타트업 카누가 "재정난의 가중으로 존속 가능성의 희박하다"고 밝혔다. 현대차와 EV 플랫폼 공동개발에 추진했던 카누는 2021년 '자체 개발과 판매'로 선회했다. '현대차와 결별'로 인해 주요 투자자와 카누 주주들의 반발에 휩싸이기도 했다. (출처 카누)

한때 현대차그룹과 전기차 공동개발을 추진했던 미국 스타트업 카누(Canoo)가 재정난에 빠졌다.

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미국 투자 전문매체 마켓워치 등에 따르면 카누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경영분석 보고서를 통해 “사업의 지속에 있어 상당한 불확실성이 지적되고 있다”고 밝혔다.

카누는 “추가 자금을 확보하지 못하거나 더 많은 자본에 접근하지 못하면 운영을 대폭 축소해야 한다. 잠재적으로 폐쇄까지 고려해야한다는 회계기관의 경고가 있었다”라고 전했다.

2017년 12월 설립된 카누는 '전기차 스케이트보드 플랫폼' 분야에 특화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업체다. 스케이트보드 플랫폼이란 전기차의 핵심 부품인 배터리와 구동 모터 등을 표준화된 모듈 형태로 만드는 기술. 플랫폼 위에 용도에 따라 다양한 모양의 상부 차체를 올릴 수 있는 구조다.

본격적인 연구 시작 19개월 만인 2019년 9월 스케이트보드 플랫폼 기술을 활용한 첫 번째 전기차를 공개하고 실증 테스트에 나서면서 주목받았다.

코로나19 대유행 직전인 2020년 2월에는 현대차그룹과 차세대 전기차 플랫폼 공동개발을 추진한다고 밝혀 국내에서도 주목 받았다. 차세대 전기차 개발을 위한 상호 협력 계약을 통해 모듈형 전기차 플랫폼을 개발한다는 게 목표였다.

현대차그룹은 이를 활용해 가격 경쟁력을 갖춘 중소형 크기의 승용형 전기차는 물론, 고객의 다양한 요구를 충족시키는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를 개발할 방침이었다.

다만 현대차와 카누의 협업은 이듬해인 2021년 종료됐다. 전기차 기술을 현대차 등 다른 완성차 업체에 판매하지 않고 자체 생산해 판매하겠다는 이유였다.

로이터통신은 “성장하는 전기차 산업의 일부이자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 방향성을 제시했던 카누는 이제 중요한 고비를 맞이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마켓워치 역시 “회사(카누)의 미래는 새로운 투자를 유치하거나 회사 운영을 지원하기 위한 대체 금융 솔루션을 찾는 능력에 크게 달려 있다”고 전망했다.

기관 분석도 다르지 않았다.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 데이터에 따르면 카누는 올해 매출이 분석가들의 전망치인 1억5250만 달러보다 크게 적어 5000만 달러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뉴욕증시에서 상장 폐지된 미국 전기차 제조사 피스커를 시작으로 제조는 물론, 충전 기업까지 잇따라 경영 위기를 맞고 있다. 전기차 산업은 내연기관차보다 상대적으로 접근성이 쉽다. 이 때문에 많은 스타트업이 뛰어들면서 시장 포화에 대한 우려가 이어졌다. 여기에 전기차 수요 둔화가 포개지자 초기 투자금 대부분을 소진한 스타트업들이 연이어 경영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통신은 “카누가 SEC에 제출한 정보는 회사의 현재 재무 상태와 전망을 반영한다”라면서도 “잠재적 자금 출처나 자금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전략적 계획에 대한 세부 정보를 제공하지는 않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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