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대선, 조용히 지나가…젤렌스키 임기 연장 전망

입력 2024-04-01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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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렌스키, 올해 5월 임기 만료
헌법상 3월 마지막 일요일 대선 치러야
전쟁 후 계엄령에 대선도 불발
우크라이나 국민 15%만 선거 찬성
미국 공화당선 대선 치르라는 압박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달 8일 이스탄불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스탄불/EPA연합뉴스
우크라이나 대통령선거일이 투표 없이 조용히 지나가면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체제도 연장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CNN방송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헌법상 3월 마지막 일요일이었던 이날 우크라이나 대선이 열려야 했지만, 아무런 일정 없이 불발됐다.

2019년 5월 대통령에 취임한 젤렌스키 대통령은 올해 5월 임기가 만료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계엄령이 선포되면서 대선은 열리지 않게 됐다. 대선을 치르는 방법은 선거 기간 대통령이 계엄령을 중단하는 것이었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미국에선 우크라이나 추가 지원에 회의적인 일부 공화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우크라이나가 대선을 치러야 한다고 압박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물러나면 러시아와 휴전 협상 등 변화의 계기가 생길 수 있다는 기대감에서다. 우크라이나 지원을 지지하는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마저 지난해 키이우를 방문해 “공격받는 동안에도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가 이뤄지는 것을 보고 싶다”며 대선을 촉구했다.

반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관련 질문을 받자 “지금은 선거하기에 적절한 시기가 아니다”고 못 박았다. 그는 “선거는 민주주의를 수호하는 방법의 하나”라면서도 “동시에 선거는 러시아를 물리치려는 목표로부터 분열을 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 국민의 생각도 대체로 대통령과 비슷하다. 지난달 키이우 국제사회학연구소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15% 만이 대선을 치러야 한다고 답했다. 전장에 나가 있는 군인들의 경우 대선 기간 권력 공백이 발생하는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다고 CNN은 전했다.

다만 우크라이나에서도 대선을 치러야 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특히 젤렌스키 대통령이 자국의 이익이 아닌 정권 연장을 위해 선거를 피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시민단체 우크라이나유권자위원회의 올렉시 코셀은 “(대선 불발에) 정치적 계산이 있다고 본다”며 “처음 대통령 지지율이 높았던 때는 젤렌스키 정부가 선거를 치르길 원했지만, 연말로 갈수록 지지율이 떨어지자 이들은 냉담해졌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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