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러 제재·OPEC 감산 최대 수혜국 떠올라…인도도 미국산 찾아

입력 2024-04-01 14:40수정 2024-04-01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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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 수출량, 대러 제재 후 5차례 월간 신기록
베네수엘라 제재 재개하면 더 유리할 전망
러시아 불법 거래하던 인도도 미국산 의존
3월 대인도 원유 선적량 1년래 최대

▲미국 원유 수출 경로 현황. 2023년 기준. 단위 하루 100만 배럴. 유럽(검정) 180만 배럴 /아시아·오세아니아(핑크) 170만 배럴 /북미(파랑) 33만9000배럴 /중남미(노랑) 19만1000배럴 /기타(에메랄드) 2만1000배럴. ※중간에 점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하면서 부과된 대러 제재. 출처 블룸버그
미국이 러시아와 베네수엘라에 대한 원유 수출 제재와 석유수출국기구(OPEC) 플러스(+)의 자발적 감산 등의 최대 수혜국으로 떠올랐다. 전 세계로 향하던 미국산 수출량이 그 어느 때보다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의 원유 수출량은 2022년 서방이 대러 제재를 시작한 이후 월간 기준으로 5차례나 신기록을 세웠다. 그간 러시아산을 구매해 오던 유럽이 우크라이나 전쟁 후 끊긴 러시아발 공급을 대체하기 위해 미국산 구매를 늘린 데 따른 결과다. 4월부터는 또 다른 주요 산유국인 베네수엘라에 대한 무역 규제를 재개할 예정이어서 미국 원유 수출량 증가에 대한 기대감은 더 커지고 있다.

미국산 원유는 과거에도 전 세계가 선호하는 상품으로 통했지만,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고 에너지 흐름이 끊기면서 구매자들로부터 더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유럽과 아시아로의 배송은 급증했고 세계 최대 수출국 타이틀도 갖게 됐다.

최근에는 대러 제재 이후에도 불법 경로로 러시아산 원유를 수입하던 인도마저 미국산을 찾기 시작했다. 석유 데이터 회사 케이플러에 따르면 3월 미국의 대인도 원유 선적량은 약 1년 만에 최다를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됐다. 인도는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원유 수입국이자 러시아에서 중국 다음으로 큰 고객이었던 곳이다. 게다가 최근 미국의 제재를 받은 러시아 최대 해운사 소브콤플로트 소유의 유조선 화물을 인도 정유업계가 더는 받지 않기로 하고 베네수엘라산 구매도 중단함에 따라 향후 인도의 미국 의존은 더 커질 수 있다.

케이플러의 맷 스미스 애널리스트는 “원유 품질과 운송 시간 차이로 인해 러시아산을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겠지만, 분명히 미국산 원유를 더 많이 들여오는 쪽으로 인도가 움직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OPEC+의 자발적 감산도 미국의 수출국 지위를 공고히 하고 있다. 지난달 초 OPEC+는 2분기 말까지 자발적 원유 감산 정책을 유지하기로 했다. 현재 이들은 하루 220만 배럴 감산을 유지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하루 100만 배럴 감산을 책임지고 러시아와 이라크, 아랍에미리트(UAE) 등도 동참하고 있다. 이들은 이스라엘 전쟁과 중동 분쟁으로 해상 운송에 차질이 생긴 상황임에도 미국의 기록적인 생산량을 상쇄하고자 감산을 유지하고 있다.

블랙골드인베스터스의 개리 로스 매니저는 “미국 생산량은 늘고 OPEC과 러시아 생산량은 줄어서 미국이 더 많은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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