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봄학교로 돌봄공백 메웠다…학부모들 "사교육 경감에 효과”

입력 2024-03-31 09:00수정 2024-03-31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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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삼영초 늘봄학교 가보니] 늘봄 희망 100% 수용

▲▲26일 본지가 찾은 대구 삼영초 음악실에서 늘봄학교 요일별 방과후 학교 프로그램 중 하나인 드럼수업이 진행중에 있다. (교육부)

“늘봄학교 덕분에 기존 다니던 학원을 최소 2개는 줄였어요.”

'늘봄학교 학부모ㆍ교원 간담회'에서 학부모 이주희(38) 씨는 사교육비 경감에 늘봄학교가 도움이 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간담회는 26일 대구 북구 소재 삼영초에서 교육부와 대구교육청 주최로 열렸다.

정부는 3월 신학기부터 초등학교 1학년 자녀를 둔 맞벌이 부부들의 이른바 ‘돌봄공백’을 메우기 위해 ‘늘봄학교’를 전면 도입했다. 일찍 하교하는 초등 1·2학년생들이 갑자기 늘어난 시간공백과 학습공백을 메우기 위해서 학교와 집 근처 학원을 전전할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서다.

이 씨는 "늘봄 프로그램 참여 전에는 하교 후 학원을 2∼3개씩 넣어서 하교 후 스케줄을 짜놨었다”며 “그런데 늘봄학교 이후에는 학원은 1개만 남기고 다 취소했다”고 밝혔다.

▲▲26일 대구 삼영초 늘봄 학교 미술 프로그램에서 학생들이 '내마음 속 디퓨저'를 그리고 있다. (교육부)

대구교육청 지원 IB연계 영어놀이 늘봄 운영 ‘눈길’

삼영초는 올해 늘봄학교 참여 희망학생 81명을 모두 수용했다. 초1 맞춤형 프로그램으로는 음악, 게임, 미술, 놀이 등이 운영되고 있는데, 특히 이 학교는 대구교육청의 지원으로 국제 바칼로레아(IB) 초등과정도 연계해 운영되고 있다.

본지가 이날 찾은 삼영초 늘봄학교 영어놀이 프로그램에는 10여명의 학생들이 ‘How many rabbits are there’ 등 ‘개수 묻고 답하기’ 놀이수업을 하고 있었다.

1학년 박서연 양은 “영어학원을 따로 다니지 않는다”면서 “학교에서 이렇게 늘봄학교에서만 배워도 영어를 잘하는 것 같다”고 했다. 이어 “학원에 가는 것보다 다른 반 친구들도 많이 사귈 수 있어서 좋다”고 했다.

삼영초 늘봄교실은 총 5실로 일반학급 교실 2곳은 늘봄 겸용교실로 사용하고 있다. 강은희 대구교육감은 “부족한 늘봄 전용교실은 지역사회 인적·물적 자원을 적극 활용하는 등 보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늘봄학교 미술활동이 진행되던 교실은 일반 교실 겸용으로 사용되고 있었다. 이날 활동으로 책상에 앉아서 ‘마음속의 디퓨저’를 도화지에 색칠하고 있던 1학년 일부 학생들은 “바닥이 차다”는 등의 의견도 냈다.

그러면서도 “학원과 달리 늘봄학교는 수업시간에 화장실에 마음대로 왔다갔다 할 수 있어 좋다”, “학교에서 만들기와 중국어도 배울 수 있어 좋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대구 삼영초에 게시돼 있는 '학부모가 보는 늘봄학교' 게시판. 내용으로는 '학부모의 교육적 부담 경감' 등의 내용이 있다. (손현경 기자)

“학교 안에서 드럼 배우며 공부 스트레스도 날릴 수 있어”

음악실에서는 늘봄학교 요일별 방과후 학교 프로그램 중 하나인 드럼 수업이 한창이었다.

스틱으로 기본 연주를 하던 3학년 양시원양은 “학원의 경우 학교 수업이 끝나고 (학원)차를 타고 또 이동을 해야 하는데, 늘봄 프로그램은 학교 안에서 드럼 등 (하고 싶은 수업을) 배울 수 있으니 더 편하다”고 말했다.

이어 “공부 때문에 약간 스트레스가 있었는데 수업이 끝나고 학교에서 드럼을 치니까 스트레스를 다 날려버릴 수 있어 좋다”고 덧붙였다.

대구시교육청은 앞으로 지역 늘봄지원센터를 활성화하고 학부모 모니터링을 운영해 늘봄학교 프로그램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이외에도 오는 4월부터는 경북대, 영남대, 대구가톨릭대 등 지역 대학과 연계한 늘봄학교 프로그램과 대구요가협회, 대구줄넘기협회 등과 연계화 협력을 더욱 활성화한다는 방침이다.

이날 삼영초를 찾은 오석환 교육부 차관은 “우리 사회는 심각한 저출산 위기를 맞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늘봄학교가 성공해야 한다”면서 “늘봄학교가 빠르게 안착될 수 있도록 현장 소통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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