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봉주 이어 양문석 '입' 논란…李 "국민이 판단"
野, 지역구 140·비례13+ 전망…與 "벌써 샴페인"
제22대 총선을 20여일 앞두고 최대 153석의 장밋빛 전망을 내놓았던 더불어민주당 내 실언 논란이 선거전 막판 변수로 떠올랐다.
서울 강북을 공천을 받은 정봉주 전 의원의 '목발 경품' 논란에 이어 동작을에 투입한 류삼영 전 총경이 고(故) 채수근 상병 이름 등을 오기하는 등 설화가 거듭되고 있어서다. 민주당은 정 전 의원 공천을 박탈하는 등 진화에 나섰지만 민심 이반 요소가 될 수 있는 언사가 이어지면서 전체 판세에 미칠 악영향을 주시하는 모습이다.
류 전 총경은 18일 MBC라디오에서 채모 상병 오기 논란에 대해 "바쁜 선거 과정에서 차에서 오타가 난 것"이라며 "물의를 일으킨 점은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앞서 류 전 총경은 16일 페이스북에 "이태원 참사 유가족, 전세 피해자, 고 채상병 일병 사건 등을 절대로 잊지 않고 소외된 사회적 약자와 기후위기 해결에도 적극 나서겠다"고 적었는데, 지난해 폭우 속 실종자를 수색하다 순직한 채 모 상병의 이름을 '상병', 계급을 '일병'으로 잘못 적어 논란이 됐다.
더구나 류 전 총경이 이튿날 수정한 글도 '채상병 상병'이었던 탓에 당 자체의 진정성 논란으로 비화하고 있다. 오기는 세 번째 수정을 거쳐 '채○○ 상병'으로 바로잡혔다. 하지만 '채상병 사망사건 수사외압 의혹 사건'은 민주당이 윤석열 정부 5대 실정에 포함했을 뿐 아니라 특검까지 추진한 사안이다. 여권은 물론 당내에서도 영입인재이자 승부처인 '한강벨트' 후보가 해당 사건 당사자 이름도 모른 채 단순 정쟁용으로 소모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최현철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공보단 대변인은 논평에서 "채 상병의 본명조차 제대로 알지 못하면서 해당 사건을 정치입문 사유로 제시한 행태에 기가 찬다"고 비판했다. 주이삭 개혁신당 상근부대변인은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 걸 어떻게 잊지 않겠다 하나"라며 "채상병 사건도 윤석열 정부를 공격하기 위한 수단인가"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한 당직자는 "당이 채상병 사건을 어떻게 다뤄왔는지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듯한 처신이었다. 주변에서 류 전 총경은 '류 총경 총경'이냐는 자조섞인 비아냥도 들린다"며 "이런 게 반복되면 본인 선거뿐 아니라 격전지 몇 석이 그대로 날아갈 수 있다"고 전했다.
앞서 민주당 전략본부는 15일 당이 총선에서 지역구 130~140석, 자체 범야권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이 비례대표 13석 이상 등 22대 국회에서 153석 이상 과반 승리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하지만 최근 정 전 의원의 실언 논란이 전격적인 공천 취소로 잦아들자마자 일부 후보의 입에서 추가 논란이 터지면서 이러한 과반 구상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도 감지된다. 민주당 경기 안산갑 공천을 받은 양문석 전 방송통신위원도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 비하 칼럼 등으로 공천 박탈 여부가 쟁점으로 떠오른 상태다.
다만 이재명 대표는 이날 마포 유세 도중 기자들과 만나 "(양 후보에게) 책임을 물을 것인지는 국민께서 판단할 것"이라며 양 전 위원 공천 취소에 사실상 선을 그었다. 국민의힘이 최근 도태우 변호사(대구 중남)와 장예찬 전 최고위원(부산 수영)을 막말 전력으로 공천 취소한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민주당 고위관계자는 통화에서 "불특정 국민을 대상으로 막말한 것과 양 후보를 동일선상에 두는 것은 곤란하다"면서도 "잔실수가 많아지는 것은 염려스럽다. 말 한마디에 선거를 그르친 사례가 많아 늘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고 전했다.
국민의힘은 구체적인 의석 목표를 거론하지 않고 민주당의 우세 전망 비판과 거야(巨野) 심판 여론 확대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전날(17일) 선대위 회의에서 "민주당은 벌써 '153석+α'라며 샴페인을 터트리는 분위기"라며 "후진 민주당 세력이 대한민국을 후진시키는 일만큼은 이번 총선에서 반드시 막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