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석호 KB국민은행 영업그룹 이사부행장 "행복한 직원이 행복한 고객 만든다"[은행의 별을 말한다③]

입력 2024-03-1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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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장이 전반적인 은행 경영을 총괄한다고 하면 부행장은 실질적인 사업을 담당하는 집행 임원이라고 할 수 있다. 뱅커 중엔 최고 자리까지 올라간 부행장을 우리는 ‘은행의 별’이라고 부른다. 그만큼 부행장이 되기까지가 어렵고 힘든 과정이기 때문이다. 본지는 부행장의 현황과 역할을 짚어보고 인터뷰를 통해 부행장이 되기까지의 과정과 업무에 대한 이야기, 후배 은행원에 대한 당부 등을 살펴보고자 한다.

양 회장 '현장 우대' 경영철학이
결국 '세상 바꾸는 금융'의 의미
국민은행 그룹간 심장·윤활유 역할
직원 떠받드는 '섬김 리더십' 모토
아침 '샌드위치 대화'로 소통 나눠
직원 의견 업무 반영…효율 '쑥'

(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일을 하는 목적이야말로 인간이 행복해지려고 하는 것이잖아요. 결국, 우리 직원들이 행복해져야 고객도 행복하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손석호 KB국민은행 영업그룹 이사부행장은 최근 국민은행 본관 집무실에서 진행된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은행이 추진하는 정책들을 직원들이 다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직원들과 소통을 통해 왜 이런 업무를 추진하는지를 알리고 공감을 얻었을 때 업무 능률도 올라가고, 곧 금융소비자들의 금융 편익이 높아진다”며 이같이 밝혔다.

1992년 12월 처음 국민은행에 입행한 그는 31년 만에 부행장의 자리에 올랐다. 첫 직장에서 32년째 몸을 담고 있는 그는 “늘 그때그때 최선을 다하자는 생각으로 은행을 30년만 다니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어느새 30년을 넘기게 됐다”며 “임원이 되기 이전에는 실적이나 성과에 매달렸던 것 같은데 지금은 그때보단 직원들과 고객에게 봉사해야겠다는 마음이 더 커진 것 같다”고 했다.

▲손석호 KB국민은행 영업그룹 이사부행장이 최근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본관 집무실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영업그룹, 조직 성장할 수 있는 심장의 역할

손 부행장은 전형적인 영업통이다. 국민은행 하양지점장, 시지지점장, 신암동지점장(지역본부장), 대구·경북지역그룹대표를 역임했다. 그만큼 일선 영업현장에서 뛰어난 성과와 리더십을 보여왔다.

국민은행이 손 부행장에게 영업그룹을 맡긴 것도 영업 현장 강화를 위한 포석이다. 특히 국민은행은 올해 조직개편에 있어서 영업 현장에서 성과가 탁월한 직원에게 승진의 기회를 부여해 영업경쟁력을 높이는 한편, 지역그룹대표를 대상으로 부행장 직위도 신설했다. 그는 “지주 회장님(양종희 KB금융 회장)과 행장님(이재근 KB국민은행장)의 경영 철학이 현장을 우대하겠다는 것”이라며 “결국 고객을 우대하기 위해 현장을 우대하는 것이 ‘세상을 바꾸는 금융’의 의미”라고 밝혔다.

손 부행장은 현재 이끄는 영업그룹이 국민은행이라는 전체 조직이 성장할 수 있는 심장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민은행이라는 조직을 보면 개인고객그룹, WM고객그룹, 기업그룹, 디지털사업그룹 등 여러가지가 많은데, 영업그룹은 결국 이런 모든 그룹을 연결하는 심장 같은 역할을 한다”며 “다른 그룹들이 본연의 역할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윤활유 역할을 한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영업그룹은 개인고객이나 기업고객과 접점이 많은 조직이기도 하다. 다만 코로나19 이후 디지털 금융이 강화되면서 대면과 비대면 업무를 조율해야 하는 업무도 담당한다. 그는 “영업그룹 대표 입장에서 보면 현장 중심이긴 하지만 고객 편의성이나 비용 절감을 통한 고객의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 부분까지 고려해야 한다”며 “그만큼 대면과 비대면을 잘 연결하는 것이 중요하다. 비대면에 취약한 분들이 소외받지 않도록 고령층이 많은 지역에는 시니어 라운지 등을 잘 활용하고 격오지에는 공동점포를 운영하고, 도심에는 9TO6뱅크처럼 특화점포를 적절히 운영하는 방식으로 고객들이 편리하게 은행을 이용할 수 있도록 구상하고 있다”고 했다.

▲손석호 KB국민은행 영업그룹 이사부행장은 "영업그룹은 모든 그룹을 연결하는 심장 같은 역할을 한다"며 "다른 그룹들이 본연의 역할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섬김의 리더십으로…직원들과 소통에 힘썼다

손 부행장의 모토는 ‘섬김의 리더십’이다. 단순히 직원들과 수평적인 리더십을 추구하기보다 오히려 직원들을 떠받드는 ‘섬김의 리더십’을 모토로 영업그룹을 이끌고 있다.

그는 “평소 부행장실 방문도 항상 열어놓고 직원들이 자유롭게 들어와 의견을 개진할 수 있도록 했다”며 “제가 자취를 하다 보니 매일 아침 샌드위치를 2개씩 가지고 출근하는데, 한 명씩 불러서 샌드위치를 나눠 먹으며 편하게 일상 대화를 나눈다”고 언급했다.

손 부행장은 “처음엔 영업그룹 부행장이라는 직위 때문에 직원들의 부담감이 있었던 것 같은데 이제는 그래도 신뢰나 편안함이 조금씩 직원들에게 스며들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제는 대리부터 신입사원까지 자유롭게 들어와서 의견을 개진한다. 이런 소통을 통해 더 나은 조직을 만들려고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손 부행장이 영업그룹을 이끌게 되면서 달라진 것이 하나 있다. 바로 사무실 내 우편함이 2개가 생겼다. 우편함 앞에는 각각 빨간색 종이와 파란색 종이가 놓여 있다.

이 우편함은 손 부행장이 지역 영업점 지점장으로 있을 때부터 해왔던 경험을 바탕으로 마련한 것이다. 그는 “어떤 조직이든 갈등은 있고, 리더로서 그 갈등을 어떻게 해결해 나가는지가 중요한 것 같다”며 “직원들에게 파란색 출금 전표에는 우리가 버려야 할 일을 적어달라고 했고, 빨간색 입금 전표에는 지점장이 했으면 하는 일을 적어달라고 했다. 당시 이렇게 우편함에 들어간 직원들의 의견을 살펴보고 실제로 업무에 반영하려고 애를 썼더니 직원들의 업무 효율도 크게 올라갔다”고 설명했다.

그는 본사 영업그룹에 와서도 이 경험을 이어가고자 했다. 직원들에게 편한 시간에 언제든 의견을 개진해 달라고 했고, 최근에 한 번 수거를 해서 내용을 보고 시스템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은 빠르게 해결하고자 했다. 손 부행장은 “결국 이런 부분도 진심을 잘 전달하는 게 중요한 것 같다”며 “직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지속적으로 개선하고자 노력하면 직원들도 그 제도나 리더에 대해 신뢰를 가지고 본인이 하는 일에 대해서도 확신을 가질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손석호 KB국민은행 영업그룹 이사부행장은 직원들을 대상으로 '섬기는 리더십'에 대해 강조했다. 그는 "단순히 직원들과 수평적인 리더십을 추구하기보다 오히려 직원들을 떠받드는 리더십을 추구할 때 업무 효율성도 높아질 수 있었다"고 밝혔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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