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빅테크, 숏폼 드라마 시장 도전장...넷플릭스 저격

입력 2024-03-16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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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 주요 지점부터 유료화 시작
제작 기간 짧고 비용 적어…수익성↑
텐센트·바이두 등 빅테크 기업 진출
인앱 결제 수익 약 70%는 미국서

▲‘숏폼 드라마’ 인기작 목록. 출처 릴숏 홈페이지
1~2분 정도의 짧은 에피소드와 다소 파격적인 줄거리가 특징인 ‘숏폼 드라마’가 지난해부터 중국에서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접근성이 좋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시청자를 무섭게 확보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 빅테크 기업들도 숏폼 드라마 제작에 발을 들이면서 넷플릭스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고 일본 닛케이아시아가 최근 주목했다.

초단편 에피소드로 짜여진 숏폼 드라마의 각 시리즈는 일반적으로 80~100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된다. 다만 중국처럼 콘텐츠 비용 지급에 인색한 국가에서는 시청자의 지갑을 열게 만들 장치가 필요하다. 첫 10~20개의 에피소드는 무료로 제공한 뒤 스토리의 주요 지점에서부터 유료화를 시작하는 게 그 방법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입소문만 타면 최대 1억 위안(약 182억4400만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릴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전체 시리즈를 촬영하는 데는 7~10일 정도밖에 걸리지 않고 총비용도 30만~50만 위안 정도라 ‘흥행’이 곧 ‘돈방석’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텐센트나 바이두 같은 빅테크 기업과 주성치 등 유명 배우들도 숏폼 드라마 시장에 진출하기 시작했다. 그중 ‘릴숏(ReelShort)’, ‘지우저우컬처(Jiuzhou Culture)’ 등의 제작사들은 업계의 선두로 꼽힌다.

미니드라마 제작사 지우저우컬처의 허쯔시 해외 운영 책임자는 “오늘날 사람들이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짧아지면서 넷플릭스에 비해 숏폼 드라마의 전망은 낙관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넷플릭스는 구독에 의존하는 반면, 숏폼드라마는 구독과 개별 에피소드에 대한 유료 시청을 모두 포함하는 하이브리드 수익 창출 모델을 갖고 있다”며 “우리가 넷플릭스와 대적할 수 있는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할 것을 굳게 믿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부 중국 제작사들은 해외 진출에도 적극적이다. 바이두와 텐센트의 지원을 받는 디지털 저작권기업 COL그룹이 소유한 ‘릴숏’ 앱은 2022년 8월 전 세계에 출시됐다. 미국 진출 초기에는 국내 드라마에 영어 자막을 다는 것에 그쳤지만, 이듬해부터는 로스앤젤레스에서 현지 스튜디오와 배우를 활용하기 시작했다.

▲COL그룹 주가 추이. 단위 위안. ※2022년 8월 ‘릴숏’ 앱 출시. 출처 닛케이아시아
해외 진출 결과는 성공적이다. 앱마켓 시장조사업체 센서타워에 따르면 릴숏 출시 이후 인앱 결제 수익의 약 70%는 미국이 차지했다. 1월에는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약 600만 건의 다운로드가 발생했으며 전 세계 인앱 결제 수익은 약 1500만 달러(약 196억6650만 원)에 달했다.

인공지능(AI)을 이용해 중국인의 얼굴을 서양인으로 바꾸는 실험을 하는 기업도 있다. 다만 아직 주류의 방식은 아니다. 허 책임자는 “미국과 유럽 시장이 얼굴 교체를 받아들일지는 여전히 의문”이라며 “여러 번 시도해 봤지만, 격렬한 감정 신이나 중요한 액션이 들어가는 장면에서는 아직 AI 기술의 구현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중국연구센터의 마이클 베리 소장은 “틱톡뿐만 아니라 유튜브, 페이스북 및 기타 플랫폼에서도 짧은 세로 동영상의 가시성이 높아지면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젊은 시청자들은 릴스·쇼츠 형식의 영상을 제공하는 앱과 플랫폼을 더 빨리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며 “대부분 콘텐츠가 중독성이 있게 설계돼 젊은 시청자가 영상을 몰아 보고 싶은 충동을 참기 어렵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인구통계학적으로 고령 인구가 확대됨에 따라 자막이 친절하고 내용이 다양한 콘텐츠에 대한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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