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300만명 신용사면…카드사 "건전성 악화 우려돼"

입력 2024-03-12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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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신용사면 당시 건전성 악화…연체율 6.6%→14.1% 급증
카드사 자산건전성 우려 커져
"장기연체 위주로 차등 적용하는 등 구체적인 기준 마련돼야"

(게티이미지뱅크)

금융당국의 2000만 원 이하 소액대출자 연체자 298만 명에 대한 신용사면이 시작되며 카드사들의 리스크 관리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번 신용사면을 통해 신용점수가 개인은 평균 37점, 개인사업자는 평균 102점 상승할 전망이다.

이번 신용사면은 2021년 9월 1일부터 올해 1월 31일까지 2000만 원 이하 소액 연체가 발생했지만 오는 5월 31일까지 연체금액을 전액 상환하는 차주가 대상이다. 이를 통해 15만 명이 신용카드를 새로 발급받을 수 있고, 26만 명은 신규 대출이 가능해진다. 약 8만 명이 1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자격을 회복한 것이다.

반면 이번 신용사면으로 인해 카드사들이 리스크 관리와 도덕적 해이 확산을 불러 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지난 2003년 신용카드 빚에 허덕이던 채무자들을 구제하기 위한 다양한 대책이 시행됐지만, 오히려 부작용을 일으킨 바 있다.

2003년 6월 채무 상환 기간의 연장, 신청자격 완화와 절차 간소화 등을 내용으로 하는 신용회복지원협약 개정안이 시행됐으며, 그해 11월 이를 바탕으로 한 신용회복위원회가 출범했다.

다음 해 새로운 구제 방안들이 잇달아 발표되며 채무자들 사이에선 “일단 빚을 갚지 않고 기다리면 더 유리한 대책이 나올 수 있다”는 막연한 기대감이 형성됐다.

결국, 신용카드사들의 연체채권 비율은 2002년 6.6%에서 2003년 말 14.1%까지 치솟았고, 유동성 위기로 내몰리던 카드사들의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채무자들의 도덕적 해이 현상이 대출 금융기관들의 연체율 증가로 이어지고 금융사의 건전성 악화와 부실 리스크가 이들의 여신 축소로 이어져 가계대출마저 위축됐다는 설명이다.

각종 커뮤니티에도 이번 신용사면에 대해 도덕적 해이를 불러일으킨다는 비판도 이어졌다.

한 커뮤니티 회원은 “매월 신용점수 1점이라도 올리기 위해 빚을 갚았는데 뜬금없는 신용사면으로 점수를 올린 이들이 부럽다”며 “신용사면에 해당이 없지만, 신용점수가 올라간 이들을 보면 허탈하다”고 말했다.

카드사들도 무분별한 사면보다 구체적인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연체 이력 삭제로 회원들의 지급 여력을 판단할 수 있는 과거 지표를 못 보는 상황이라 건전성 측면에서 카드사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장기연체 채무자를 위주로 차등 적용하는 등 구체적인 지원 대상과 기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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