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과의사들, “의대 증원 찬성하지만, 규모·방식 동의 못 해”

입력 2024-03-10 11:05수정 2024-03-11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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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과의사회 “수가 체계 개선·전공의 복귀 분위기 조성해야”

▲10일 서울 서대문구 그랜드스위스호텔에서 대한외과의사회가 춘계학술대회를 열고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이세라 대한외과의사회장(가운데)이 의대 정원 및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의 문제점을 설명 중이다. (한성주 기자 hsj@ )

“저는 의대 정원 증원에 찬성합니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는 안 됩니다.”

대한외과의사회가 의대 정원 증원에 찬성한다는 견해를 공식화했다. 다만, 한해 2000명이라는 증원 규모는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과도하고,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는 의료 체계를 개선하기에는 허점이 많다는 분석이다.

대한외과의사회는 10일 서울 서대문구 그랜드스위스호텔에서 춘계학술대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현재 추진 중인 정책을 재고할 것을 촉구했다.

이세라 대한외과의사회장은 “지난해 10월 서울시의사회에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약 25%는 의대 정원 확대에 찬성했다”라며 “하지만 정부가 의료 환경과 전공의들의 미래를 망가트리는 정책을 가지고 나왔기 때문에 현재와 같은 혼란이 발생했다”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한해 500명 정도의 증원은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라면서도 필수의료 강화 대책과 관련해서는 “기피과 수가가 지나치게 낮게 설정돼 있고, 이를 정부가 수십 년째 바꾸지 않았다는 것이 문제의 핵심이다”라고 강조했다.

업무에 복귀하지 않은 전공의들에 대한 처분을 중단하라는 의견도 제시했다. 이 회장은 “잘못된 열쇠를 가지고 문을 열려고 시도하면 성공할 수 없다”라며 “특히, 정부 당국자들이 대표자들을 처벌하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과연 누가 대표가 돼서 정부와 만나 이야기하겠다고 나설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의사들을 향해서는 자정 노력을 제안했다. 이 회장은 “필수의료를 살리고, 기피과와 타과 사이에 균형을 맞추며 전공의들이 제자리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의사 스스로 자정을 하자는 의미의 ‘메디컬 프로페셔널리즘’을 제안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그는 “복잡하게 얽혀 있는 의료 정책을 개선하는 작업에 정부뿐 아니라 의사들의 노력도 필요하다”라며 “윤리성을 강조하고, 이와 관련한 자율징계권을 의사단체가 가져야 한다”라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달 의대 정원을 현 3058명에서 해마다 2000명씩 증원해 5년 내 1만 명을 늘린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각 대학도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신입생 모집 규모를 키울 것으로 보인다. 전국 40개 의대는 지난해 11월 정부가 실시한 수요조사에서 2025학년도에 최소 2151명에서 최대 2847명을 증원할 수 있다고 답했으며, 최근 교육부에서 진행한 정원 신청에는 총 3401명을 늘려달라고 요청했다.

의대 정원 확대와 함께 필수의료 정책패키지도 추진한다. 이는 △의료 인력 공급 △지역의료 강화 △의료사고 안전망 확보 △보상체계 정비 등을 추진해 기피과로 꼽히는 ‘내외산소(내과·외과·산부인과·소아·청소년과)’ 전문의 배출을 늘리고 지역 간 의료 인프라 격차를 줄인다는 취지다.

전국 수련병원 전공의들은 정부의 정책에 반대해 사직서를 제출하고 지난달 20일부터 4주가량 업무를 중단한 상태다. 보건복지부는 이달 5일부터 병원에 돌아오지 않은 전공의를 대상으로 의사면허 정지 사전통지서를 등기우편으로 발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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